3D프린터의 익스크루터 뭉치가 프로그래밍된 좌표에 재료를 뿌리며 스타워즈 요다를 출력하고 있다.

- 시제품 생산 시간·비용 절감
- 비너스 조각상도 금세 '뚝딱'

"거의 모든 것의 제조방법을 혁명적으로 바꿀 잠재력을 가진 기술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집권 2기 첫 국정연설에서 3D프린터에 대해 언급한 말이다. 경영컨설팅업체 맥킨지와 세계경제포럼(WEF)은 미래 핵심 기술로 3D프린팅을 지목하기도 했다. 선진국의 대응은 발 빠르다. 미국은 전역에 3D 프린터 R&D센터 15곳을 만들 예정이고, 중국도 약 71조 원을 투자할 계획을 밝혔다.

세계적으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3D프린터가 부산에 상륙한다. 지난 18일 오후 부산디자인센터 1층 전시실. 부산디자인센터와 3D프린터 '에디슨'의 부산지역 총판업체 타코스는 이날 3D프린터 20대를 동원해 무료 시연회를 열었다. 20대의 3D프린터는 스타워즈의 요다, 배트맨, 비너스 조각상 등 다양한 캐릭터를 '출력'하고 있었다. 3D프린터 중심의 '익스크루터 뭉치'가 부지런히 움직이며 재료를 녹여 프로그래밍된 좌표에 뿌렸다. 한층, 한층 쌓이다보면 어느새 완성된 제품이 '출력'된다.

	고현규 타코스 대표가 지난 18일 열린 시연회에서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

이날 쓰였던 재료는 플라스틱과 수분이 섞여있는 'PLA'라는 물질이다. 28가지 색깔의 이 PLA는 한통에 2, 3만 원 정도이고 3D프린터 모델에 따라 금 은 동 구리 등과 같은 금속소재나 휘어지는 성질이 있는 고무소재 등으로 대체될 수 있다. 3D프린터는 컴퓨터 디자인 프로그램으로 만든 3D 설계도를 바탕으로 재료를 한층씩 쌓아나가는 적층방식(layer-by-layer)을 사용해 입체물을 제조하는 장비다. 이날 소개된 3D프린터 중 '에디슨 프로' 모델은 설계도만 있으면 50여 개 소재로 실물을 만들 수 있다.

3D프린터가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필요한 양의 재료만 낭비 없이 사용해 맞춤 생산할 수 있어 제품 출시가 획기적으로 빨라지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시제품의 제작을 위해 금형 사출기 등을 만들어야 했기 때문에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모됐다.

	3D프린터로 출력된 배트맨 모형.

부산디자인센터 이명성 팀장은 "예전에는 시제품을 만들기 위해 한 달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면 3D프린터를 활용하면 5시간으로 줄일 수 있다"며 "비용측면에서도 과거에는 시제품 생산에 4000만 원 정도의 비용이 발생했는데 3D프린터를 사용하면 5000원이면 충분하다"라고 설명했다.

부산디자인센터는 오는 11월까지 부산지역의 대학들을 대상으로 시연 및 설명회를 가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