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0일 아파트 분양가 상한제를 탄력적으로 운영하기로 한데 대해 부산지역 부동산업계가 환영과 기대를 나타냈다. 정부는 이날 당정회의에서 부동산 투기가 과열되는 곳은 분양가 상한제로 묶고, 그렇지 않은 곳은 풀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이에 부산 주택업계는 재개발 재건축 활성화와 주택사업 기간 단축 등 경비절감 효과를 볼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주택건설협회 부산시회 박정오(삼정기업 대표) 회장은 "부동산 시장이 과열됐던 2007년 도입된 분양가 상한제는 수도권을 겨냥한 규제다. 이제 부동산업계 자율에 맡기는 게 옳다"면서 "탄력적 운용이 아니라 완전히 해제를 하더라도 현재 시장 상황에서 분양가가 폭등할 우려는 없다"고 말했다. 현행 분양가 대부분이 주변지역 주택가격보다 약간 낮은 선에서 결정되는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박 회장은 "부산의 경우 극히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상한선보다 낮게 책정되고 있기 때문에 투자자나 실수요자들에게 부담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진종합건설 전광수 회장은 "분양가 상한제가 사라지면 구·군청과 협의 기간이 줄어 전체적인 사업 일정이 단축될 수 있고, 택지 비용 등 사업비 절감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며 "지역 주택업계 활성화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오래 전부터 지역에서는 유명무실한 제도였고, 탄력적 운용이 아니라 벌써 폐지했어야 맞다"고 말했다.

부동산114 이영래 부산경남지사장은 "재개발 재건축 시장이 상한제 탄력 운용의 직접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재개발 조합이 분양가를 조금 올릴 수 있어 사업 추진에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지사장은 2007년 분양가 상한제가 도입되면서 재개발 재건축 시장이 얼어붙은 예를 들면서 이번에는 반대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지사장은 "정부가 최근 재개발구역의 임대주택 의무공급 비율까지 낮췄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의 규제는 대부분 사라진 셈"이라고 의미를 붙였다. 하지만 그는 "분양가 상한제가 규제라고는 하지만 주택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지 못하게 막는 순기능도 분명히 있다"며 "이 때문에 분양가 급등이란 부작용이 생기지 않도록 제도적인 틀 안에서 잘 운영하는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