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일에 걸친 북극항로 시범 운항을 마친 스테나 폴라리스호. 현대글로비스 제공

- 경제성 확보 등 과제 수두룩

우리나라 선사로는 처음으로 북극항로를 운항한 현대글로비스가 '나프타 운송' 등의 임무를 마치고 출항 이후 35일 만인 지난 21일 광양항에 입항했다. 이번 운항은 북극해를 거쳐 아시아와 유럽 간 상업용 운송을 처음으로 시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지만, 쇄빙선 부족과 적절한 화물 발굴, 경제성 확보 대책 등 상용운항 활성화를 위해 개선해야 할 과제도 동시에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23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는 스웨덴 선사 스테나해운의 유조선(스테나 폴라리스호)을 이용해 지난달 16일 러시아 우스트루가항에서 나프타 4만4000t을 싣고 출항한 이후 35일간 1만5000㎞를 통항했다.

스테나 폴라리스호는 출항 12일째인 지난달 28일 북극항로에 진입한 이후 러시아 쇄빙선 인도하에 지난 11일 4254㎞에 달하는 북극항로를 통과했다. 이번 운항의 총 거리는 기존의 수에즈 운하를 거치는 항로(2만2000㎞)보다 7000㎞ 줄어든 것이다. 운항 기간 역시 40일 이상에서 10일가량 단축됐다. 그러나 현지 기상 악화와 결빙구간에서의 러시아 쇄빙선 대기 등으로 애초 현대글로비스와 해수부가 예상한 30일보다 닷새 지연됐다. 해수부는 현대글로비스의 '북극항로 첫 시범 운항'이 새로운 북극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하고 다른 선사의 북극진출 전략 수립에 도움을 줄 것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북극항로 운항기간이 연중 4~5개월(7월 말~11월)에 불과한 상황에서 적절한 화물을 발굴해야 하는 문제와 흑자 달성 등 상업용 운송에 따른 경제성 극대화를 어떤 방식으로 추진해야 하는 과제도 드러났다.

해수부 전기정 해운물류국장은 "이번 시범 운항의 총비용은 약 150만 달러다. 잠정 수익도 150만 달러 정도"라며 "흑자도 적자도 아닌 상황"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현시점에서 쇄빙선이 부족하다는 현실적인 문제도 북극항로 개척의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이를 위해 해수부는 러시아 등 북극 연안국과 협력을 강화해 국적선사의 북극항로 진출이 원활히 추진될 수 있도록 지원책을 마련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