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차관 조정력 실종 상태
- 직원들 입단속만 급급 눈총
400만 부산 시민들이 5년간 쏟은 노력과 해양강국을 위한 국민 열망 속에 해양수산부가 부활해 출범한 지 4개월이 지났지만 정작 그 발길은 '산'으로 가고 있다.
▷해운업 위기 ▷해양경제특구 도입 ▷극지연구소 역할 등 각종 현안에서 아무런 존재감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인사 다툼까지 겹쳐 극심한 난맥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해수부는 내부 단속을 위해 직원들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한다는 방침이지만 이는 장차관의 조정력 실종을 보여주는 방증일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해수부는 지난 3월 출범 이후 해운업 위기 극복을 위해 해운보증기금 설립을 제안했지만 금융위원회에 정책 주도권을 빼앗겼다. 항만 개발의 핵심 정책인 해양경제특구는 법안 초안이 나와 있는 상태지만 밑그림에 대한 부처 내부의 의견 조율도 안 된 상태다. 해양과학기술원 부설기관인 극지연구소 독립 법인화를 위한 '극지활동진흥법'은 대표 발의자인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에게 '뒤통수'를 맞았다. 해수부는 이 법안으로 인한 해수부 기능 약화 논란이 일자 "극지연구소가 독립해도 해수부 소관"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황 대표는 지난 9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미래부 이관을 시사해 해수부를 머쓱하게 만들었다.
각종 현안에서 타 부처와 여당에 치이는 등 정책 추진 및 조정 역할이 실종된 가운데 18일 결정난 기획재정담당관 인사를 놓고도 최근 부처 내부에서 서로 자리를 차지하겠다며 맞붙는 볼썽사나운 꼴이 나타났다. 기획재정담당관은 3급인 부이사관이지만 기획·정책·국회·재정 업무까지 맡는 부처 내 핵심보직이기 때문이다.
특히 "특정 학연으로 얽힌 인사들은 배제한다" "일부 인사가 장관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있다"는 등 각종 설들이 난무하면서 상호 비방전도 벌어졌다. 한 해수부 인사는 이날 "부처가 콩가루다"며 "장차관과 실국장들은 무엇을 하자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인사는 "부처 내부의 인사 갈등이 이번 기획재정담당관 인사를 계기로 표면화됐지만, 재출범 이후부터 일부 특정 인사가 장관을 등에 업고 전횡을 하려 해 말이 많다"고 전했다.
반면 '의도적인 부처 흔들기'라는 반박도 만만치 않다. 해수부 관계자는 "주요 보직이 되다 보니 '누가 된다, 안 된다'는 등 설왕설래가 많지만 인사는 능력에 맞게 적합한 인물을 골랐다"며 "특정 학연 배제 등의 소문이 부처 내 있는 것은 알고 있지만 낭설"이라고 일축했다.
인사를 둘러싼 다툼은 "'오비'(OB·선배)들이 부추긴다"(한 내부 인사), "윤진숙 장관 체제 안정을 위해 노력했다"(퇴직자)는 등 전·현직 간 갈등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하지만 부처 화합에 나서야 할 장차관의 역할은 보이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대부분이다. 더구나 해수부는 내부의 각종 논란을 차단하기 위해 직원들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직원들의 '입'을 막겠다는 시대착오적인 접근법으로 또 다른 논란을 자초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