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오석 부총리(오른쪽에서 다섯 번째)와 경제5단체장 등이 25일 조찬 회동을 시작하기에 앞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 재추진 방향 설정될까 우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5일 기업의 현장 애로를 해소하려고 규제 완화 중심의 2차 투자 활성화 대책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1차 대책 발표 당시 지역의 반발로 배제된 '수도권 규제 완화'를 놓고 정부가 재추진 방향을 설정한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현 부총리는 이날 오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전국경제인연합회장 등 경제5단체장과 조찬 회동을 갖고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과 경제 민주화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현 부총리는 "기업이 투자와 고용에 적극 나서도록 하고 정부는 이를 위한 환경을 만들어 나가겠다"며 "정부와 기업 간에는 수레의 두 바퀴와도 같은 긴밀한 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기업 투자를 유도하는 방안으로 규제 완화를 골자로 하는 '2차 투자 활성화 대책'을 하반기에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2차 대책의 핵심 내용과 관련해선 "(5월 1일 내놓은) 1단계 투자 활성화 대책과 같이 기업이 현장에서 겪는 애로를 해소하고 융·복합을 활성화하도록 규제를 지속적으로 정비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회동에는 경제5단체장뿐 아니라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노대래 공정위원장, 신제윤 금융위원장, 김덕중 국세청장, 백운찬 관세청장이 자리를 함께했다. 경제부총리와 재계 수장들, 경제 규제 기관장들이 한자리에 모여 기업의 투자·고용 문제를 논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이 같은 논의가 자칫 '수도권 규제 완화'로 이어져 지역의 반발을 불러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대기업과 수도권 중심의 경제5단체장들은 이날 현 부총리를 향해 "기업 활동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입법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다만 "현 부총리의 이날 발언이 '수도권 규제 완화'를 뜻하는 것은 아닐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시는 '수도권 규제 완화' 카드의 실행 가능성은 낮게 판단하면서도 향후 추진 분위기를 감지하면 적극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정부에서도 지역 반발 등 위험 부담 때문에 쉽게 수도권 규제 완화에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하지만 추진 기류가 포착되면 반대 입장을 강력하게 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