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日, 갈치 할당량 삭감 요구
- GPS 기록 보존 여부 평행선

상대국 배타적 경제수역(EEZ) 내에서의 조업조건 등을 확정짓기 위한 '한·일 어업협상'이 입어 규모 등을 둘러싼 입장차로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해양수산부는 21~23일 한·일 입어협상 제2차 소위원회를 부산에서 개최했으나 최종 합의에 실패했다고 26일 밝혔다. 한·일 입어협상은 올해 7월 1일부터 내년 6월 30일까지 1년간 상대국 EEZ 내에 입어할 어선의 조업조건과 쿼터(할당량) 등을 확정짓기 위한 회의다. 1차 소위원회는 지난달 말 일본 동경에서 열렸지만 당시에도 양국은 자국 어선의 조업조건 완화와 상대국 어선의 조업조건 강화 등을 제안하면서 평행선을 달렸다.

해수부에 따르면 이번 2차 회의에서 양국은 ▷입어규모와 조업조건 ▷갈치 할당량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기록 보존 여부 등을 논의했다. 우선 입어규모에 대해 우리 정부는 '총허가척수 및 총어획할당량'을 현재의 860척(6만 t)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제안한 반면 일본은 전년 기준 각각 25%를 삭감해야 한다고 맞섰다.

갈치 할당량과 관련해선 우리가 조업 채산성 유지를 위해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일본은 자원감소와 조업트러블 발생 등을 이유로 상당 수준의 삭감을 요구했다. 해수부 관계자는 "일본 정부가 갈치조업 어장을 축소시키려는 의지가 매우 강했다"고 전했다. 특히 GPS 실시를 놓고 우리 정부는 철폐를 요청했지만 일본은 예정대로 내년 3월 1일부터 실시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이 문제는 한·일 입어협상 내용 중 우리 정부의 최대 관심사항으로 GPS를 이용한 항적기록 보전제도를 없애자는 것이 해수부의 입장이다.

조업조건에 대해서도 양측은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우리 측은 일본의 주력 어선인 대·중형 선망어선의 조업조건 강화를 강조했으나, 일본은 자원상태 악화 등을 이유로 한국의 주력 어선인 연승어선의 조업 조건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수부는 다음 달 열리는 3차 소위원회에서 타결을 위해 노력한다는 입장이지만 일본 정부가 조업조건 강화를 끝까지 요구할 경우 협상타결에 어려움이 예상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