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의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서면조사 통보를 문 전 대통령이 거부한 것을 놓고 국민의힘은 “내로남불”이라고 파상공세를 퍼부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정치탄압”이라며 반격에 나섰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4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이전 대통령들도 감사원의 질문에 다 응답하고 심지어 수사까지 다 받았다”며 “문 전 대통령께서는 전직 대통령인 문재인에 대해서 특권을 인정해달라는 건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김석기 사무총장은 문재인 정부 시절 박근혜 이명박 전 대통령이 검찰 수사를 받고 복역한 점을 겨냥해 “전직 대통령 두 분을 무자비하게 감옥에 보낸 분이 서면조사조차 무례 운운하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문 전 대통령의 예전 발언도 소환했다. 조경태 의원은 CBS라디오에서 2016년 당시 민주당 대표였던 문 전 대통령이 트위터에서 박 전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거부한 점을 비판하고 강제수사를 촉구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자신이 박 전 대통령에 대해 이러한 요구를 한 적이 있으니 언행일치를 해야 된다”고 밝혔다.

반면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지금 휘두르는 칼날이 결국 스스로에게 되돌아갈 것이라는 점을 잊지 말라”고 비판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윤 대통령과 외교라인이 빚은 참사 국면을 어떻게든 전환해보려고 문 전 대통령까지 겨냥하고, 조율도 안 된 정부조직법 개정도 거론한 것을 보면서 정권의 행태가 후안무치, 목불인견이라고 느끼는 것은 저만이 아니다”고 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어 국회 로텐더홀로 이동해 ‘정치탄압 중단하라’ ‘외교참사 사과하라’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규탄대회를 열었다. 대책위는 이날 감사원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도 시작했다.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도 문 전 대통령 조사에 반발한 민주당의 피켓 시위와 국민의힘의 맞불 피켓 시위로 53분여 ‘지각 개의’했다. 회의 시작에 앞서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법사위 회의장 자신의 자리에 놓인 노트북 뒤에 ‘정치탄압 중단하라!’고 쓰인 문구를 붙이고 나서자, 국민의힘 의원들도 ‘정쟁국감 NO 민생국감 YES’라는 문구를 노트북에 붙여 맞불을 놓으면서 회의 시작이 지연된 것이다.

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국정감사장에 더불어민주당의 ‘정치탄압 중단하라’ 피켓이 붙자 국민의힘은 ‘정쟁국감NO 민생국감YES’ 피켓으로 응수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