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주 돌미역, 의령 벌초권 구상

- 지방소멸 막을 대안으로도 꼽혀

- 창농·귀농 행사 찾은 尹대통령

- “지역공동체 활성화 기여할 것”

고향에 기부하면 세액 공제와 함께 지역 특산품까지 받을 수 있는 ‘고향사랑 기부제’가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간다. 윤석열 대통령도 24일 고향사랑 기부제 시행에 기대감을 표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2022 A Farm Show 창농 귀농 고향사랑 박람회’에 참석해 새 정부의 농업 발전 방향을 밝히고 청년 농업인들을 격려했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고향사랑기부제와 관련, “도시민 등의 자발적인 기부를 통해 지방재정을 확충하고 지자체는 기부금을 주민 복지에 사용하여 지역공동체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국회를 통과한 고향사랑 기부금제는 출향인이 고향에 기부를 함으로써 인구 감소로 열악해진 지방 재정을 확충할 수 있는 제도다. 단순 기부로 끝나지 않고 지역에 대한 꾸준한 관심과 관계 맺기가 향후 귀농·귀촌으로도 연결될 수 있는 만큼 지방소멸을 막을 대안으로도 꼽힌다.

고향사랑 기부제는 출향인이 지역에 기부하면 시군이 세액 공제 혜택과 함께 지역 특산품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한 것이 골자다. 지방소멸 문제를 먼저 겪은 일본은 ‘관계인구(지역에 거주하지 않아도 다양한 방식으로 지역과 관계 맺고 사는 사람)’를 통한 지역살리기를 제도화했다.

행정안전부 등에 따르면 기부자는 자신의 주소지를 제외한 다른 지방자치단체에 최대 연간 500만 원까지 기부할 수 있다. 기부액 10만 원까지는 전액 세액 공제가 되고, 10만 원 초과분은 16.5%세액 공제를 받는다. 지자체는 기부액의 30% 이내, 최대 100만 원 이내의 지역특산품을 답례로 제공할 수 있다. 20만 원을 기부하면 11만6500원을 공제받고 6만 원어치 답례품을 받을 수 있다.

2008년 ‘고향 납세제’를 도입한 일본은 시행 13년 만에 기부액이 82배나 급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내년 시행을 앞두고 시군마다 기부금 모금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지역마다 특색 있는 답례품 선정도 고심하고 있다. 고려시대 청자 생산지로 유명한 전북 부안군은 지역에서 생산한 청자를, 울산 울주군은 지역 특산물인 돌미역을, 경북 상주시는 곶감을 답례품으로 선물하는 방안을 구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 의령군은 벌초 이용권이나 캠핑장 이용권 등 이색 답례품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행정안전부는 지자체에서 생산되거나 채취된 농축수임산물 또는 지자체 내 기업이 생산제조한 물품을 선정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일본은 지자체들이 과도한 답례품을 제공하며 과열 경쟁을 빚기도 했다. 행안부는 원스톱으로 기부 가능한 온라인 기부 시스템 구축도 준비 중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2022 창농·귀농 고향사랑 박람회를 방문, 농협중앙회 부스에서 청년 농업인들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