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정상이 오는 29일(현지 시각) 오후 2시30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정상회담을 갖는다. 한일 정상회담은 사실상 무산됐다.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를 위해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출국할 예정인 가운데 대통령실은 이같은 일정이 확정됐다고 26일 밝혔다. 한미일 정상회담은 전임 문재인 정부 초기인 2017년 9월 유엔 총회 이후 4년 9개월 만에 열리는 것으로, 전 정부 때 퇴조했던 한·미·일 삼각 공조에 시동이 걸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가안보실 관계자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29일 오후 2시30분 부터 윤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3자간 회담이 확정됐다”며 “안보 정세에 관한 깊이 있는 대화가 오갈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7차 핵실험이 임박한 가운데,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맞서 3국이 공조하는 모습을 연출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관심을 모았던 한일 회담은 두 정상이 서서 간단하게 대화를 나누는 이른바 ‘풀어사이드(pull aside·약식 회담)’ 형태로도 갖지 않을 전망이다. 안보실 관계자는 “아무리 서서 이야기해도 이야기 할 주제가 있고, 언론에 답할 내용이 있어야 한다”면서 “7월 참의원 선거 이후로 미뤄져 온 한일 외교장관 회의를 하게 되면 현안을 풀어갈 모멘텀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 4개국 정상회담의 개최 가능성도 희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한·미·일 3개국 정상회담을 포함해 이번 나토 정상회의 참석 기간중 총 14차례의 각종 양자회담 면담 등의 외교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도 이번 정상회의 일정에 동행한다. 나토 정상회의의 배우자 세션에 참석하는 방식으로 별도의 일정을 진행한다. 김 여사로서는 첫 국제 외교무대에 모습을 드러내는 셈이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김 여사는 현지시간으로 오는 28일 마드리드 왕궁에서 개최되는 스페인 국왕 내외 주최 만찬에 참석하는 것을 시작으로, 29일 스페인 왕궁 투어·왕궁 유리공장·소피아 왕립미술관 방문 등의 일정을 소화한다. 29일 저녁 스페인 교포 만찬 간담회에도 윤 대통령과 부부 동반으로 참석한다. 마지막날인 30일에는 왕립 오페라 극장을 찾아 리허설을 관람할 예정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나토정상회의가 열리는 오는 29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한미일 정상회담을 한다고 대통령실 관계자가 26일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