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22일 더불어민주당이 원 구성의 조건으로 ‘이재명 살리기’를 내걸었다고 주장하고, 이에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사실과 다른 발언을 했다”며 사과를 요구하면서 국회 원 구성 협상이 더욱 꼬였다. 양당 원내대표가 이를 놓고 하루종일 설전을 벌이면서 이날 예정된 원내대표 회동도 무산됐다.

권 원내대표가 이날 오전 “민주당이 국회 원 구성과 무관한 대선 국면에서의 고소·고발 취하를 협상 조건으로 내걸었다”고 언급한 것이 발단이 됐다. 권 원내대표는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내 의원모임에 참석한 자리에서 “(민주당이) 계속 원 구성과 관계없는 조건을 붙이고 있다”며 “검수완박 국면에서 헌법재판소에 제기한 권한쟁의심판과 헌법소원 등을 취하해달라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선 때 고소·고발을 상호 취하하자는데, 전부 이재명 의원과 관련된 것이다. 이 의원을 살리기 위해 정략적으로 (원구성 협상 지연을)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박 원내대표는 권 원내대표가 협상 과정을 공개했다고 비판했다. 특히 ‘이재명 관련 고소·고발 취하 요구’ 발언은 사실이 아니라며 사과를 요구했다.

박 원내대표는 비대위 회의 후 기자들에게 “권 원내대표가 얼토당토않은 발언을 했다. 민주당이 대선 과정에서의 상호 고소·고발 취하를 요구했다는 것이고, 이는 이재명 고문을 살리기 위한 정략적 요구라는 게 권 원내대표의 발언”이라며 “협상 상대에게 할 얘긴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원내수석부대표에게도 확인해보니 여야 협상 과정에서 이재명의 ‘이’자도 안 나왔다고 하더라. 야당은 국회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는데 여당은 없는 사실을 갖고서 공격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야 원내대표는 오후 들어서도 설전만 이어갔다. 권 원내대표는 박 원내대표의 사과 요구에 대해 “사과할 게 뭐 있나. 자기들이 다 까 놓고는”이라며 “그 한마디에 삐지면 되겠나. 협상 과정을 어제 (민주당) 진성준 원내수석부대표가 다 까발려서 우리도 대응했을 뿐인데 그거 갖고 삐지면 못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원내대표는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권 원내대표가) 사과 안 하시고 ‘무슨 사과냐’고 하고, ‘삐졌다’는 표현도 나오던데 집권 여당의 원내대표가 그렇게 가벼운 말을 연거푸 쏟아내서 되겠느냐”며 “무한 책임 자세로 임해야 하는데 소꿉장난하는 게 아니잖나”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왼쪽) 원내대표와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22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2 경향포럼’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