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이준석 대표의 사조직이라는 논란을 일정 부분 불식시키면서 이르면 이번 주 출범할 예정인 것으로 14일 알려졌다. 당 지도부 인사 절반 이상이 혁신위원 추천을 마치면서, 당 최고위원회가 15명 내외의 위원 명단을 의결하면 본격적으로 혁신위 활동이 시작된다.

혁신위의 최대 의제는 오는 2024년 총선에 영향을 미칠 ‘공천 룰’ 마련이다. 앞서 이 대표가 차기 총선에서 공천제도 개혁을 공언하자 친윤(친윤석열)계는 이 대표가 ‘자기 정치’를 위해 혁신위를 활용하려 하는 것 아니냐는 강한 의구심을 보내왔다. 그러나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혁신위 구성안을 두고 논의한 결과 ‘이준석의 사조직’이라는 오해를 일정 부분 불식시킨 모양새다.

특히 이 대표와 우크라이나 방문, 혁신위원회 구성 등으로 설전을 벌였던 정진석 의원도 “당의 혁신과 변화를 반대할 사람이 누가 있겠나”라며 입장변화를 보였다. 앞서 정 의원은 지난 2일 출범한 당 혁신위에 대해 “혁신 개혁 변화도 중요하지만 우선순위를 따진다면 윤석열정부에 보탬이 되는 여당의 역할을 고민하는 게 먼저”라고 비판한 바 있다. 그는 이날 의총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최고위원회에서 (혁신위 인선을) 한다고 하니 지켜봐야 한다. 그 자체에 반대하는 입장은 아니다”고 밝혔다.

다만 정 의원은 “혁신의 방향이나 내용은 납득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전제하며 “집권여당으로서 국가 대의를 위해 책임을 다하는 것, 그 사명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된다. 여당의원은 국가 대의와 이익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고, 그것을 위해 일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비공개 최고위 회의에서 이 대표를 향해 “혁신위가 자잘한 사조직으로 오해 받을 수 있다”고 비판한 배현진 최고위원도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약간 스텝이 꼬였다”고 해명했다. 배 최고위원은 전날 자신의 발언에 대해 “이준석 대표가 자기정치를 혁신위를 통해서 하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오해들이 좀 있다”며 “혁신위라는 게 정말 당의 건전한 조직으로 무색투명하게 띄우려고 같이 의기투합을 한 것인데, 불필요한 (자기정치) 말들이 나오는 바람에 어렵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14일 국회 예결위장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 참석한 안철수 의원이 이준석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