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광역의원 선거구가 축소될 위기에 부딪친 경남 창녕 함안 고성 거창 등 4개 군이 개선책 마련을 촉구하는 등 공동대응에 나섰다. 이 4개 지자체는 강원도 평창 정선 영월, 충남 서천 금산, 충북 영동 옥천, 경북 성주 청도군 등 비슷한 처지의 전국 9개 지자체와 함께 전국적인 연대전선을 구축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인다.

창녕 함안 고성 거창 등 경남 4개군 군수가 최근 경남도의회에서 광역의원 선거구 축소에 반대하는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전국의 13개 지자체는 광역 선거구 축소에 반대하는 지자체별 주민 서명이 담긴 공동 건의문을 5일 국회에 접수했다. 한정우 창녕군수 등 9개 지자체 군수는 이날 김태년(더불어민주당) 국회 정치개혁특위 위원장을 별도로 만나 이러한 지역의 강력한 염원을 전달한 데 이어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도 했다.

이들 지자체는 공동 건의문에서 “농촌 지역의 실정을 무시한 채 인구수 등 표의 등가성만을 고려한 선거구 획정은 도농 간 격차를 더욱 심화하는 등 큰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공직선거법상 면적 등을 기준으로 한 특례조항을 신설해 합리적인 선거구 조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한정우 창녕군수는 “선거구 획정은 인구의 대표성과 더불어 지역의 대표성도 중요한 기준으로 판단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인구가 감소하는 농촌 지역의 대표성은 더욱 축소돼 지역 균형 발전을 저해하는 등 지속적인 국가발전에 큰 장애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 지자체가 공동대응에 나선 것은 헌법재판소가 현행 광역의원 선거구가 인구 등가성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헌재 기준에 의하면 경남도는 광역의원 선거구 의원 1인당 상한은 9만5837명, 하한은 3만1945명이다. 이 요건을 적용하면 창녕 함안 고성 거창 등 4개 군은 인구 하한선을 맞추지 못해 광역의원 선거구가 2개에서 1개로 줄어든다.

경남도의회 김하용 의장은 “광역선거구 축소는 단순히 의석수가 줄어드는 데서 끝나지 않고 지역의 대표성이 약해져 국비와 도비 등 예산 확보는 물론 지역 발전을 위한 각종 정책과 사업 부문에서도 불이익을 받아 지역적 인구 편차가 돌이킬 수 없는 수준으로 돌아서는 악순환이 되풀이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회 정개특위는 헌재 불합치 판정과 관련해 광역의원 등 지방의원 선거구 획정 기준을 논의 중이며 조만간 결론을 내릴 계획이다. 김성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