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신항 건설로 삶의 터전을 잃은 1300여 명의 어업인들에게 생계지원을 위해 제공된 국유지 관련 갈등이 국민권익위원회의 조정으로 24년만에 해결됐다.

국민권익위원회는 18일 진해해양공원에서 300여 명의 어민들과 경상남도, 창원시, 경남개발공사, 부산·진해 경제자유구역청이 참석한 가운데 전현희 위원장 주재로 현장 조정회의를 열었다. 이번 조정에 따라 소멸 어업인들은 생계대책용 토지(진해 웅동지구 )를 낮은 가격에 매입할 수 있게 됐다.

앞서 1995년부터 지난해까지 정부의 부산 신항을 건설하는 과정에서 1300여 명의 어민들의 어업권이 소멸됐다. 정부는 이들에게 법적 보상 이외에 생계대책용 토지 6만 8000 평을 제공하기로 하고 1997년 6월에 약정을 체결했다. 현행 국유재산법에는 공유재산 매각시 매각시점의 감정평가액을 따르도록 돼 있다. 그러나 어민들은 이미 가치가 높아진 현 상태의 감정평가액(㎡당 8만1500원)에 따라 토지를 매입하는 것은 비용부담이 커 수용할 수 없다며 지난 2월 권익위에 고충민원을 제기했다.

권익위는 1995년 부산 신항 개발당시 정부와 어업인들이 작성한 협의사항을 확인하고, 현장방문 및 관계기관 실무 회의 등을 거쳐 조정안을 마련하고 당사자 간 합의를 이끌어냈다. 이에 어민들에게 매각할 생계대책부지 가격은 현 감정평가액인 ㎡당 8만1500원이 아닌 2009년 창원시가 해양수산부로부터 매입한 ㎡당 6143원으로 합의됐다.

어민 생계대책위원회는 부지 내 토목공사비를 부담하기로 했으며 도로편입으로 당초 약정한 면적보다 줄어든 일부 부지는 창원시와 경남개발공사 간 토지교환을 통해 보전하기로 했다. 또 현 상태에서 생활대책부지 매각이 가능하도록 실시계획 인가조건(상부시설 준공까지 사업시행자로서 토지소유권 유지 또는 확보)을 삭제해 어민이 원하면 바로 소유권을 이전받도록 했다. 이번 조정 결정으로 어민들은 169억 원을 경감받게 됐고 향후 웅동1지구 개발 사업을 할 때 창원시와 경남개발공사 등과 공동사업시행자의 지위를 가질 수 있게 됐다. 정유선 기자 freesu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