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靑 - 이 지사 간 미묘한 기류 감지
- 대선 앞두고 양측 수위조절 전망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이 종점을 향하는 가운데 청와대와 유력 본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 간 미묘한 기류가 감지된다. 이 지사 측은 대장동 사태에 청와대가 ‘엄중 주시’라는 첫 입장을 내놓으면서 그 배경을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지난 5일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토론회에 참석한 이재명 후보. 김정록 기자

이재명 경기지사 측은 6일 청와대의 입장 표명에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이재명 캠프 박주민 총괄 본부장은 이날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청와대 차원에서도 이 사안에 대해 명명백백히 규명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면 될 것 같다”고 원론적 해석을 내놨다. 민형배 전략본부장도 전날 CBS 라디오에 나와 “청와대가 엄중하게 보고 있다는 건 큰 사건이 벌어지면 늘 쓰는 표현이어서 특별한 의미가 담긴 것 같지는 않다”고 의미를 축소했다.

하지만 사태 이후 한 달 가까이 무대응으로 일관해 왔던 청와대가 ‘엄중 주시’라는 첫 반응을 내놓은 것은 예사롭지 않다는 반응이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언론 인터뷰에서 “아무리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기라 해도 청와대가 국민 정서에 공감하는 입장을 내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는 ‘국민의힘 게이트’라는 이 지사 측 주장은 물론 ‘이재명이 설계자’라는 야당의 입장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다. 일부 언론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대장동 사건이 심상치 않다는 취지의 보고를 받고 ‘철저한 수사’를 언급하는 메시지를 내려다 참모진의 반대로 접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지난 4·7 재보선에 악재로 작용한 LH사태처럼 국민이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부동산 및 공정과 관련한 이슈가 지속하면서 8개월가량 남은 문 대통령 임기 내 국정 장악력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동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공교롭게도 이 지사는 전날 밤 TV토론에서 “이낙연 전 대표가 총리 하시는 동안 집값이 폭등해 개발업자들 이익이 늘어난 것”이리며 정부 책임론을 제기했다. 이 전 대표 공격을 통해 문재인 정부의 가장 아픈 부동산 실책을 다시한번 강조하며 맞서는 모양새가 됐다. 다만 현재와 미래권력의 갈등으로 비화하면 부담이 큰 만큼 청와대와 이 지사 측이 수위조절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정유선 기자 freesu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