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지위 의원들도 질타 이어가
- 지나친 쟁점화 땐 역풍 우려도

부산시의회가 박형준 부산시장의 방역수칙 위반 논란을 집중 부각하며 공격에 나서 그 배경과 향후 파장에 관심이 쏠린다.

시의회 더불어민주당 김동일 원내대표는 지난 1일 제299회 임시회 1차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시민께 고통과 희생을 강요하더니 정작 본인은 방역수칙을 위반한 박형준 시장 때문에 이 자리에 섰다”며 “단도직입적으로 박 시장은 방역 총책임자 자리에서 물러나라”고 포문을 열었다.

박 시장은 앞서 지난 6월 19일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의 부인 이운경 고문의 서울 성북동 자택에서 14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저녁 식사 모임에 참석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고, 방역수칙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된 상태다.

김 원내대표는 지난 2일 성명을 발표하고 박 시장이 방역 총책임자 자리에서 물러날 것을 거듭 촉구했다. 소관 상임위인 복지안전위원회에서도 질타가 이어졌다.

이 같은 공세는 오는 15일까지 이어지는 임시회 내내 이어질 전망이다. 민주당 시의원 상당수는 오는 13일과 14일 시정질문, 15일 5분 자유발언을 통해 박 시장의 방역수칙 위반 논란에 대해 언급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민주당 시의회가 적극적인 공세를 펴는 것은 이 사안을 고리로 예산안 편성과 통과 등 향후 시정 주도권 다툼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 시장 취임 초기 시정 주도권을 놓고 신경전을 펼치던 시의회는 ‘요즈마그룹’ 관련 의혹 제기로 박 시장을 몰아붙였는데, 요즈마그룹이 강력 반발하며 법적 대응에 나서면서 방역수칙 위반 논란으로 타깃을 바꾼 것으로 풀이된다.

박 시장은 다시 사과하며 진화에 나섰으나 논란이 계속되자 난감한 모습이다. 박 시장은 지난 1일 추경안 제안설명에 앞서 “지난 6월 서울에서 있었던 아트부산 조직위원회 모임과 관련해 시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린다. 부산의 방역을 책임진 수장으로서 방역수칙을 철저하게 지키지 못한 점을 진심으로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일각에서는 방역 총책임자 자리에서 물러나라는 요구가 현실성이 떨어지는 데다, 박 시장의 사과 외에는 뾰족한 대책이 없는 만큼 시의회가 이 문제를 지나치게 정치 쟁점화하면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병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