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삭감 우세 속에 역풍 우려도

부산시가 시의회에서 한 차례 발목이 잡힌 어반루프 관련 예산을 다시 편성(국제신문 지난달 30일 자 2면 보도)하면서 이 예산의 통과를 놓고 더불어민주당 시의원 간 의견이 갈려 관심이 쏠린다.

부산시의회 해양교통위원회는 3일 시 교통국이 제출한 2차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한 심사를 진행한다. 교통국 추경안 가운데 어반루프와 관련한 ‘도심형 초고속 교통인프라 도입 사전타당성 검토 용역’ 예산 10억 원이 단연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1차 추경안 심사 당시 해양교통위는 안전성과 여론 공감대 형성 등의 이유를 들어 예산의 절반을 삭감했다. 해양교통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여전히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며 삭감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해양교통위 박흥식 의원은 2일 “시가 형식적으로 온라인 토론회를 개최하긴 했지만, 핵심인 안전성에 대한 보완이 전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달라진 것이 없는 만큼 이번에도 예산을 통과시키기 어렵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해양교통위 이현 위원장과 김민정 의원도 비슷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최근 다른 상임위원회 소속 의원들을 중심으로 이 예산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민감한 시기에 자칫 ‘시정 발목잡기’라는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불안감에 따른 것이다.

민주당 A 시의원은 “이번에도 삭감하면 시는 내년도 본예산에 다시 편성할 것이 뻔하다. 지루한 공방이 이어질수록 여론이 악화돼 결국 시의회가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시민의 관심이 집중된 사안인 만큼 정치적인 고려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1차 추경 당시 어반루프 예산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강하게 피력한 신상해 의장은 “이번에는 보다 포괄적이고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며 다소 전향적인 모습을 보였다.

의원 간 의견이 계속 갈리면 의원총회를 열어 당론으로 통과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에 대해 민주당 김동일 원내대표는 “상임위와 예결위 의원들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해 결정할 것”이라며 “당론으로 결정하는 것은 또다른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만큼 현재로서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어반루프 예산은 해양교통위가 3일과 6일 심사와 계수조정을 거쳐 예결특위로 넘기고, 예결위는 8일과 10일 심사와 계수조정을 거쳐 의결한다. 예산안 최종 통과 여부는 오는 15일 본회의에서 결정된다.

이병욱 기자 junny9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