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가 10일 낮 12시부터 시작된 국제신문 유튜브 라이브 ‘독한청문회 시즌2’에 출연했다. 박 후보는 지난 4일 압도적인(54.40%) 지지를 받고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로 최종 선출됐다. 국민의힘 부산시장보궐선거 경선은 지난 2~3일 응답자의 지지 정당을 고려하지 않은 ‘100% 일반시민 여론조사’로 진행됐다. 당시 박성훈 전 부산시경제부시장(28.63%)과 이언주 전 국회의원(21.54%)이 박 후보의 뒤를 이었다.

●2011년 가덕신공항 반대?

　박 후보는 2011년 청와대에서 근무할 때,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가덕신공항(동남권신공항)에 반대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지역 정치권 등에서 비판을 받고 있다. 박 후보는 “당시 용역 결과 밀양이 가덕도보다 점수가 높았다. 당시 정권이 TK(대구경북)에 기반을 두고 있다보니, 밀양에 공항을 짓자는 강력한 요구가 있었다”며 “그런 상황에서 가덕도에 공항을 지어야 된다고 주장하는 그룹을 대변했다. 대통령을 만나 밀양 신공항은 부산을 고립시키는 등의 정치적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했다. 박 후보는 “당시 (라디오방송에서 언급한) 동남권신공항은 가덕신공항이 아니라, 밀양에 지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공항을 지칭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박 후보의 핵심공약인 ‘어반루프’(하이퍼루프·시속 300㎞ 주행이 가능한 교통수단)를 둘러싼 검증도 진행됐다. 최근 민주당 김영춘 후보는 ‘1년 남짓한 부산시장 임기 동안 어반루프는 밑그림을 그리기도 힘들다’고 박 후보의 공약을 비판한다. 박 후보는 “지금 준비하고 기획하고 확정해야 10년 뒤에라도 어반루프 개발이 가능하다. 우리나라는 고속철도를 세계 4번째로 만들었지만 수출은 못한다. 기술 선점에 실패한 탓”이라며 “어반루프는 김경수 경남도지사·송철호 울산시장 등 민주당 측에서 개발 필요성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한일해저터널 건설과 관련된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박 후보는 “한일해저터널 건설은 부산만 원한다고 할 수 있는 건 아니다”라며 “기본적으로 편익이 비용보다 높은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한일해저터널은 공론화에 부쳐야할 과제 중 하나다. 시민들과 충분히 합의한 다음에 추진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한일 외교적·정치적 논란을 키우지 않도록 해야한다”고 설명했다.

　부산의 한진CY부지 개발, 해운대-이기대 해상케이블카 등 민간투자사업과 관련한 약속도 이날 방송에서 공개했다. 박 후보는 “시민들이 생각하기에 ‘특혜 아니야’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과감한 지원이 필요하다”며 “관광·마이스 산업의 경우에도 조 단위의 투자를 유치할 수 있는 전략이 있다”고 했다. 박 후보는 “공약을 갖고 실제 기업과의 접촉을 통해 가능성을 저울질 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당선된다면) 1년여 시간 안에 충분한 성과를 보여주기 위해 과감한 지원으로 민간투자를 최대한 유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영춘 후보, 국어공부 좀 하세요”

　박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김영춘 후보와의 인연을 소개하기도 했다. 박 후보는 “대학시절 문학회 회장을 하고 있을 때 김 후보가 1학년으로 들어 왔다. 당시 의기투합해서 자주 어울렸던 기억이 난다. 김 후보에게 자취방을 물려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김 후보의 공세를 두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박 후보는 “매너가 좋지 않다는 이야기를 최근 김 후보측에게서 처음 들었다”며 “김 후보가 (저를)초보운전자라고 비판하기도 하는데, 경험으로 봤을 때 30년 무사고 운전자를 초보라 부르는 건 말이 안 된다. 국어공부를 좀 하셔야 하겠다”고 했다.

　논란의 소지가 있는 발언이 나오기도 했다. 박 후보는 국민의당 안철수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의 ‘퀴어축제’ 발언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최근 안 후보는 “(서울 도심에서 열리는) 퀴어 축제를 서울 외곽에서 진행하는 게 적절하겠다”는 발언을 했다가 동성애혐오 논란에 휩싸였다. 이를 두고 박 후보는 “동성애에 찬성할 자유도 있지만, 반대할 수 있는 자유도 있다는 게 자유주의의 가치”라며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인권탄압을 받거나 불이익을 받는 건 안 된다. 하지만 광장에서 행사를 치르는 문제는 시민의 공감대가 있어야 된다”고 답변했다.

　박 후보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평가하기도 했다. 박 후보는 “현 정권이 법과 정의를 무시하고 민주공화국의 근간을 흔단다. 정의를 앞세우며 위선적인 행동을 하고, 공정을 내세우며 불공정한 행동을 한다”며 “법과 정의에 대한 신념이 높게 평가받는 듯하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윤 전 총장이 당분간은 국민의힘에 입당하지 않을 것으로 봤다.

●“산학협력 활성화가 최우선”

　박 후보는 지역 대학을 활용한 산학협력 활성화를 핵심공약으로 꼽았다. 박 후보는 “각 대학의 특성에 맞는 산학협력단지가 필요하다. 대학이 사회로 나오지 않으면 생존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부산이 갖고 있는 민간 혁신역량을 극대화하는 데 힘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는 “이미 부산시 정책에도 다 들어가 있는데, 실효성이 낮다. 말만 있고 성과가 나지 않는 상황인데, 민간역량을 끌어올려 해결하겠다는 뜻”이라고 했다.

　김영춘 후보의 공약 중에는 ‘국제적 수준의 미술관 유치’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박 후보는 “부산에 하이엔드급 문화 콘텐츠를 제공할 공간이 필요하다. 실제 유치할 수 있는 방안도 찾았다”고 했다.

　박 후보는 “만약에 시장으로 당선된다면, 여당이 다수인 부산시의회와 적잖은 충돌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을 위한 일을 해야 한다는 부분에서는 의회와 시장의 역할이 동일하다. 여당 시의원과 충분한 소통으로 시정을 이끌겠다”며 “대기업 유치 등, 의회의 업무와 크게 관계없이 추진할 수 있는 일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했다.

　박 후보는 “세상을 넓게보고 특정 분야의 의미를 파악하는 능력은 좀 나은 편”이라며 “저를 ‘도구’로 활용하시면 절대로 (시민을)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다. 조만간 사용설명서를 보내드리겠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부산 수영구에서 17대 국회의원을 지냈고, 이명박 정부 시절엔 정무수석과 대통령실 홍보기획관 등 요직을 맡았다. 김준용 기자 jy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