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월 치러질 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들은 부산 핵심 이슈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지난해 12월23일부터 국제신문 유튜브 채널에서 라이브로 진행된 ‘독한청문회’에 출연한 부산시장 주요 후보의 생각을 주제별로 정리해보았다. 청문회에 참석했던 예비후보 중 더불어민주당 김영춘 박인영 변성완 후보와 국민의힘 박민식 박성훈 박형준 이언주 후보 등 7명의 말을 추렸다.

●미묘한 온도차, 가덕신공항
결론부터 말하면 양당 후보 모두 가덕신공항 건설 찬성 입장을 밝혔다. 다만 개인별로 온도차는 있었다. 김영춘 후보는 “부울경 경제가 경쟁력을 잃어가는 상황에서 가덕신공항은 ‘희망의 인프라’”라며 “(일부)서울 사람이 생각하는 ‘고추나 말리는 공항’같은 이야기는 얼토당토 없는 말”이라고 말했다. 이언주 후보는 가덕신공항을 추진하면서 김해공항 확장도 동시에 진행되어야 된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 후보는 “(가덕신공항 완공까지)10년, 15년을 마냥 기다릴 수는 없다”며 “김해공항 시설 확장이 아니더라도 활주로를 늘려 노선을 확대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인영 후보는 수도권 중심 사고방식의 문제점을 부각했다. 박 후보는 “수도권 패권주의를 깨지 않으면 대한민국에 미래가 없다. 수도권에 대항할 수 있는 유일한 경제축이 부울경이고, 그 핵심이 가덕신공항”이라고 말했다. 박형준 후보는 현 정권을 비판하면서, 물류허브역할을 할 공항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 후보는 “현정권이 빨리 김해공항확장인 백지화 선언을 해줘야 한다”며 “가덕신공항은 남부권 전체의 물류허브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변성완 후보는 자신이 부산시장 권한대행을 맡고 있을 때 김해공항확장안이 백지화됐다는 사실을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변 후보는 “(국민의힘 후보는) 진작에 가덕신공항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어야 한다. 지금와서 가덕신공항을 언급하는 건 ‘다 된 밥상에 숟가락 얹기’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박성훈 후보는 “(정책결정자가)수도권에 있다보면 수도권 중심적 사고에 치우쳐 올바른 결정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며 “가덕신공항은 부산의 미래에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라고 말했다. 박민식 후보는 “대한민국이 발전하려면 수도권과 부울경을 중심으로 하는 투트랙 전략이 필요하다”며 “우리나라의 한 축에 제대로 된 국제공항이 없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했다.


●어반루프·한일해저터널 설전
‘독한청문회’에서는 후보들의 공약에 대한 설전이 오가기도 했다. 특히 박형준 후보의 ‘어반루프’와 이언주 후보의 ‘한일해저터널’ 공약이 대표적이다. 어반루프는 박형준 후보의 핵심공약이다. 진공기술을 활용한 교통수단으로, ‘어반루프’를 만들어 부산 전체를 ‘15분 생활권’으로 만들겠다는 게 박형준 후보의 공약이다. 박 후보는 “가덕신공항이 생겨도 (부산)동부권에서 1시간 반 정도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줄이지 않으면 신공항의 의미가 퇴색된다”며 “‘어반루프’를 통해 가덕신공항도 살리고, 부산이 신기술을 선도하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변성완 후보는 ‘현실성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변성완 후보는 “현 정부는 사상과 해운대를 잇는 지하고속도로를 건설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 고속도로를 가덕도까지 연결하면 된다”며 “‘어반루프’는 경제적으로나 산업적으로나 현실성이 없다. 지하고속도로 밑에 (땅을 파서)만든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독한청문회’에서 진행된 한일해저터널 논쟁도 볼거리다. 시발점은 이언주 후보였다. 이언주 후보는 “일본 남부 기업 입장에서는 부산을 연결해서 물류 경로를 짜는 것을 선호할 것”이라며 “한일해저터널은 단순히 관광용이 아니다. 부산의 공항, 물류기지, 항만이 일본, 대만, 홍콩을 잇는 허브가 될 수 있도록 잘 활용해야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같은 당 박민식 후보도 의문을 표했다. 박민식 후보는 “반대는 아니지만, 장기적으로 검토해야 할 사안”이라며 “지금은 가덕신공항에 집중하고, 이후 논의를 진행하는 게 낫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변성완 후보는 한일해저터널은 ‘현실성 없는 공약’이라고 잘라 말했다. 변성완 후보는 “부산시에서 근무할 때 관련 전문가들이 모여 한일해저터널 사업을 검토하다가 ‘현실성이 없는 사업’이라고 덮었다”며 “도심에 빌딩을 짓는 사업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역사를 규명해야하고 동북아 지형변화 등의 판단이 필요하다. 이런 종합적 고려 없이 뱉은 공약”이라고 꼬집었다.

●각양각색 청년정책
후보들은 강력한 정책으로 부산을 ‘청년이 살기 좋은 도시’로 만들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산학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후보가 많았다. 박인영 후보는 “지역의 대학은 정원미달이 걱정될 정도로 위기다. 지역대학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부산시 단위의 과감한 지원이 필요하다”며 “지역정부와 산업계의 협력을 통해 지역대학의 체질을 개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형준 후보는 “대학과 기업을 살리지 않으면 부산을 살릴 방법이 없다”며 “교육부의 프로그램이 있지만 예산 따먹기 경쟁으로 끝나버린다. 대학에 산학협력단지를 만들면 입주할 기업이 많을 것”이라고 했다. 변성완 후보는 “핀테크나 블록체인 등 4차산업을 중심으로 산업구조가 변하는 상황에 적합한 학생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며 “교육을 시켜서 일자리를 매칭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성훈 후보는 대기업 유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성훈 후보는 “삼성이나 구글 같은 대기업을 부산에 유치해야 한다”며 “부산시 경제부시장으로 근무할 때도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는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김준용 기자 jy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