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미 최종건, 비건과 조율 추측
- 강경화, 남북미 대화 복귀 촉구
- 北 “한반도 상황 녹록지 않아”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 전에 북미가 다시 대화의 테이블에 나설지 지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코로나19와 수해라는 악재를 입은 북한 내부 상황이나 대선을 앞둔 미국의 정치일정 등을 감안하면 미 대선 전 북미 대화가 성사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관측도 있다. 다만 그간 정상 차원에서 이뤄진 ‘톱다운’ 방식이 한반도 비핵화 대화를 주도했던 점을 감안하면 깜짝 성사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시각도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 9일(현지 시간)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과 진지한 대화 재개를 희망한다는 뜻을 밝혔다. 북미 대화가 교착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폼페이오 장관의 북미 대화 언급이라는 점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을 앞두고 다시 한 번 북한 카드를 활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 배경이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 부편집인이 신간 ‘격노’에서 북미 정상 서한 내용을 공개한 것을 무마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의 동력을 이끌어내기 위한 우리 정부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최종건 외교부 제1차관은 지난 10일 미국에서 스티브 비건 국무부 부차관보 겸 대북특별대표를 만났으며,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얼마전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통화를 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지난 12일 북한이 참여한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에서 남·북·미 합의를 바탕으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강조하면서 북한을 향해 한반도 비핵화 대화에 복귀할 것을 촉구했다. 강 장관은 이 자리에서 방역·보건의료·산림·농업기술 분야에서의 남북협력 등 남북관계 진전을 위한 노력도 설명했다. 그러나 북한 측은 강 장관의 이 같은 메시지에 직접 반응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북한에서는 안광일 주인도네시아 대사 겸 주아세안 대표부 대사가 참석했는데, 안 대사는 ‘한반도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입장만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