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李, 22일까지 전국 순회 간담회
- 국난극복 집중하며 안정감 부각
- 다음 주 당 대표 출마 선언할 듯

- 金, 당권 도전 관련 기자회견
- "지금 당권 얘기하는 건 멋쩍어
- 국회 정상화·상임위 구성 후에"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권을 노리는 이낙연 의원과 김부겸 전 의원의 행보가 확연히 갈린다. 이 의원은 ‘외연 확대’를 통한 대세론 굳히기에, 김 전 의원은 ‘내부 결속’으로 추격을 준비하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전 의원이 16일 서울 여의도의 한 커피숍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의원은 다음주 중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16일 알려졌다. 당 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장으로서 22일까지 전국 순회 간담회를 연 뒤 24일 보고회까지 마치고 당 대표 도전을 본격화하는 구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내에서 당권 다툼에 몰두하기 보다는 국난극복에 집중하는 행보를 택해 당권은 물론 차기 대권 후보로서의 안정감을 부각하기 위한 의도로 읽힌다. 이 의원이 이날 영남권 간담회 후 경남창원 스마트산단 사업단을 방문한 것도 당권·대권 후보로서의 면모를 보이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또 여의도를 벗어나 각 지역별 지지를 모으기 위한 포석을 둔 것으로도 해석된다.

현재 당내 상황도 이 의원에게 유리한 쪽으로 전개되고 있다. 민주당 전당대회 준비위원회는 이날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해 오는 8월 열리는 전당대회의 콘셉트를 ‘온택트’로 잡았다. 코로나19를 감안해 언택트(비대면) 개념의 온라인 전당대회를 치른다는 의미다. 규모도 500~600명 정도만 현장에 참석토록 축소해 진행할 방침이다. 온라인 전당대회 방식은 현장 연설 등 당원들의 표심을 흔들 변수가 줄어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이 의원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전당대회 준비위가 당대표와 함께 선출된 최고위원의 임기를 보장하는 내용으로 당헌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도 이 의원에게는 긍정적이다. 당대표가 물러나도 최고위원들이 남는다면 당 지도부 공백에 따른 우려가 줄어든다. 이는 이 의원이 당에 부담을 주면서까지 임기 7개월짜리 당대표를 하려한다는 비판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당 안팎의 ‘이낙연 대세론’이 이어질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의원이 특유의 모호한 화법으로 현안에 명확한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아 지역 표심 흡수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이날 영남권 간담회에서도 김해신공항안 백지화, 공공기관 추가 이전 등 부산 울산 경남(PK)의 최대 현안에 대해 “노력하겠다”고만 했다.

이 의원과 반대로 김 전 의원은 내부 결집에 속도를 붙이는 모습이다.

그는 이날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당권 도전과 관련, “국회가 정상화되고 상임위원회 구성이 마무리되면 비전과 출마의 변을 밝히겠다”며 “지금 우리가 (당권) 그런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국민이 보기엔 멋쩍은 일”이라고 말했다. 당권 행보를 본격화한 이 의원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 전 의원은 회견에 앞서 자신의 전국단위 지지모임인 ‘새희망포럼’ 전국 권역별 대표자 회의를 가졌다.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