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합당 일괄 사임계·보이콧 맞불
- 민주당, 예결위원장 두고 압박

21대 국회가 개원한 지 10여 일 만에 여야 대치가 벼랑 끝으로 치닫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21대 국회를 ‘단독 개원’한 데 이어 지난 15일 단독 원 구성을 강행하자 미래통합당이 ‘의사 일정 보이콧’으로 맞불을 놓은 상황이다.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16일 오전 강제 상임위 배정에 반발해 박병석 국회의장을 항의 방문하기 위해 국회의장실로 들어가고 있다. 이용우 기자

통합당은 상임위 강제 배정을 ‘의회 폭거’로 규정하고 의사 일정 보이콧을 선언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16일 오전 긴급 비대위 회의를 열어 1979년 신민당 김영삼 총재가 집권 공화당에 의해 국회에서 제명된 일을 언급하며 “헌정사에서 다수의 횡포가 어떠한 결과를 초래했는지 잘 알고 있다”고 경고했다.

전날 상임위에 강제 배정된 통합당 의원 45명 전원은 이날 오전 국회 의사과에 상임위 사임계를 제출했다. 이에 따라 이날 예정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비롯한 6개 상임위원회 전체회의에 불참했다. 통합당 중진 의원들도 이날 오후 긴급 간담회를 열고 상임위 강제 배정 대책을 논의했다.

민주당은 통합당이 협상에 응하지 않을 경우 예결위원장을 포함한 나머지 12개 상임위원장마저 다 가져갈 수 있다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으나 통합당은 “가져갈 테면 가져가라”고 맞서고 있다.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총선과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달라진 세상을 통합당은 직시하고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며 “통합당은 일하는 국회에 헌신할 좋은 기회를 날리지 말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남은 12개 상임위에 대한 원구성 협상은 현재 어려운 상황이다. 주호영 원내대표가 전날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통합당은 지도부 공백 상태이기 때문이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일정을 전면 취소하고 등원도 하지 않았다. 당내에는 주 원내대표의 재신임에 무게가 쏠린 상황이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주 원내대표와 통화한 사실을 알리며 “당연히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해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