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가 ‘이낙연 대 김부겸’의 양강 대결로 전개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부산 울산 경남(PK)도 달아오르고 있다.

‘이낙연 대 김부겸’의 대결을 놓고 PK 의원들의 지지는 미묘하게 나뉘는 양상이다. 최인호(부산 사하갑) 의원은 14일 이낙연 의원을 사실상 공개 지지했다. 최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내년에 전당대회를 다시 열어야 한다는 그 이유로 특정 정치인에게 전당대회에 나서지 말라는 것은 무책임한 배제”라고 주장했다. ‘반이낙연’ 주자들이 주장하는 ‘당권·대권 분리’에 대해 반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재호(남을) 의원은 김부겸 전 의원의 최대 우군으로 분류된다. 같은 YS(김영삼)계 출신에다 4·15 총선 당시 박 의원의 후원회장은 김 전 의원이었다. 김두관(경남 양산을) 의원도 대권 주자의 당권 도전에 반대하며 김 전 의원에게 힘을 실었다. 김 전 의원은 당 대표 당선 시 대선 불출마 입장을 밝혔다.

당권 경쟁이 영·호남 대결로 전개되면 캐스팅보트는 ‘PK’다. 이 의원은 전남 영광, 김 전 의원은 경북 상주 출신이다.

이 의원이 먼저 PK 공략에 시동을 걸었다. 이 의원은 지난 11일 서울에서 부산 지역 낙선자 8명과 1시간 30여 분간 만찬 회동했다. 이 의원은 이날 동남권 신공항 문제를 ‘먼저’ 꺼낸 것으로 알려졌다. PK 최대 화두인 동남권 신공항에 대해 관심을 드러내면서 ‘PK 민심 잡기’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 참석자는 “이 의원의 인간적인 매력을 보여주는 자리였다”고 치켜세웠다.

반면 김 전 의원은 물밑 탐색전을 이어가고 있다. 우선 ‘이낙연 대세론’을 깨려는 경쟁 주자 간 공조에 기대하는 모양새다. 김 전 의원이 ‘당권 출마·대권 포기’를 언급한 이후 ‘반이낙연’ 세력화가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부산 낙선자 회동에 불참한 7명의 지역위원장이 김 전 의원의 공략 대상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당 안팎에서 꾸준히 제기되는 ‘호남 후보 필패론’도 김 전 의원에게는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이는 ‘영남 후보를 공천해 호남 몰표를 받고, 영남 일부 표를 가져오는’ 민주당의 전통적 대선 전략에서 비롯된다. 그러나 이 의원이 1년 넘게 대선주자 지지율 1위를 지키고 있는 만큼 호남 필패론이 힘을 잃었다는 얘기도 나온다.

김해정 기자 cal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