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퇴임 후 사저를 경남 양산 매곡동에서 평산마을로 옮기기로 하면서 정치적 파장이 일고 있다. 기존 사저인 매곡동은 양산을에, 퇴임후 거처는 양산갑에 속한다. 더불어민주당은 문 대통령의 평산마을 거처가 ‘제2의 봉하마을’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미래통합당은 정치적 파장을 주시하며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이재영(왼쪽), 윤영석

민주당은 문 대통령의 퇴임후 사저 이전 소식이 알려진 직후 정치적 효과 극대화에 돌입했다.

민주당 양산갑 이재영 지역위원장은 8일 입장문을 내고 “문 대통령이 퇴임 후 머무를 사저 현장을 찾았다. 문 대통령이 양산을에서 양산갑으로 온다고 해 영광스러움과 막중한 책임감도 동시에 느낀다”며 문 대통령의 거처 이전 사실을 부각했다.

민주당은 김해 ‘봉하마을 효과’가 양산에서 재연될 것으로 기대하는 모습이다. 이번 총선에서 양산을에서 김두관 의원이 당선된 만큼 차기 선거에서 양산갑 공략은 물론 양산시장 수성에 청신호가 켜진 것으로 보고 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도 2008년 퇴임후 고향인 김해 봉하마을로 거처를 옮겼고, 이는 친노(친노무현) 세력이 부활할 수 있는 ‘정치적 진지’로 작용했다. 민주당은 20, 21대 총선서 김해갑과 을 지역을 모두 차지했다. 5회 지방선거 때부터 김해시장도 내리 당선시켜 김해에서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통합당의 고심이 커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양산갑은 경남지역 낙동강벨트에서 유일하게 통합당이 차지한 곳이다. 양산갑이 흔들리면 경남지역 낙동강 벨트에서 보수진영 전체가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이 때문에 통합당이 경남 보수의 중심 정책을 서부 경남에서 동부 경남으로 전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 중심에 양산갑이 자리할 가능성이 크다. 통합당이 이 지역의 윤영석 의원에게 힘을 싣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많다.

윤 의원도 21대 국회 전반기 기획재정위원장을 맡아 경남 현안 추진을 주도하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2022년 경남도지사 선거에서 ‘양산 인물론’으로 민주당에 대응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윤 의원은 문 대통령의 퇴임 후 거처 이전과 관련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보지 않고, 국회 활동에 최선을 다한다는 생각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