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선 땐 자신의 ‘꿈’에 일보전진
- 낙선 땐 사실상 정치생명 끝나

- 세대 교체·변화 역행 여론 부담
- 국회 입성까지 난관 수두룩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 출신의 부산 울산 경남(PK) 전직 시장·도지사들이 한달 여 앞으로 다가온 4월 총선에 일제히 출사표를 던졌다. 커진 부울경의 정치적 중요성, 변화된 정치 환경 등이 이들이 다시 복귀하려는 빌미를 제공했다. 이들에게 이번 총선은 사실상 마지막 ‘정치적 도박’이다. 성공하면 저마다 가진 ‘꿈’에 한걸음 다가설 수 있지만, 실패하면 천길 낭떠러지로 떨어질 수 있다. 이들의 복귀를 바라보는 부울경 시도민이 어떤 선택을 할 지 주목된다.

서병수 전 부산시장은 통합당 부산 부산진갑 후보로 확정됐다. 김기현 박맹우 전 울산시장은 울산 남을 통합당 후보자리를 놓고 경선을 치른다.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는 고향이 있는 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에 무소속으로 출마한다. 양산을 통합당 공천에서 낙천한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도 무소속 출마를 벼르고 있다. 민주당 김두관 전 경남도지사는 지역구인 경기 김포갑 대신 양산을을 재선 예정지로 택했다.

이들의 지역 복귀는 PK의 정치적 위상이 커진 것과 무관치 않다. 이번 총선은 물론 차기 대선판도 PK민심이 결정한다. 부울경에서 주도권을 쥐면 차기 대권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김두관 홍준표 김태호 등 전직 경남도지사 출신들이 PK로 돌아온 배경이다. ‘박근혜·문재인의 성공’도 이들이 PK에서 재기를 노리는 이유로 분석된다. 박 전 대통령은 고향인 대구 달성에서 내리 4선을 한 뒤 대권을 거머쥐었다. 문재인 대통령도 정치적 고향인 부산 사상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배지’를 단 뒤 대권에 직행했다.

서병수 전 부산시장과 김기현 전 울산시장은 ‘초선의 한’이 다시 배지의 길로 이끈 것으로 보인다. 보수정당 출신이 독식해온 역대 부산시장 중 초선으로 물러난 시장은 초대 민선 시장을 지낸 문정수 전 시장뿐이었다. 민선 2기때부터 경남에서 분리돼 광역단체로 승격된 울산도 초대 심완구 시장이후 재선에 실패한 단체장은 김 전 시장이 유일하다. 서 전 시장과 김 전 시장이 국회에 재입성하면 광역단체장 재선을 위한 큰 길이 열릴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국회 재입성까지 난관도 수두룩하다. 이들은 지난 시절 부울경 정치권력의 정점을 누렸다. 다시 복귀하려는 데에 ‘가문의 영광’을 넘어서는 ‘공적 명분’이 있느냐는 물음에 답해야 한다. 정치권을 강타하고 있는 세대 교체·변화의 흐름에 역행한다는 비판도 많다. 이른바 ‘올드보이의 귀환’이라는 지적이다. 박 전 울산시장, 서 전 부산시장, 홍 전 경남지사 등은 70대를 바라보고 있다. 역동적 시대에 걸맞는 정치적 리더십을 기대하기에는 생물학적 나이를 무시할 수 없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