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벨트의 핵심 지역인 부산 북강서을 선거 구도가 시계제로 상황에 빠졌다. 자유한국당 김도읍(부산 북강서을) 의원이 전격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여야 모두 선거 전략을 새로 짜야 할 판이다. 특히 한국당 일각에서 김 의원의 대안으로 ‘서병수 카드’가 급부상하고 있어 더불어민주당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서병수(왼쪽), 김두관

한국당은 김 의원이 새해를 불과 몇 시간 앞둔 지난달 31일 밤 전격적으로 불출마 입장을 밝히면서 ‘북강서을 수성’ 전략에 고심이 깊어진 모습이다. 지역과의 연고성이나 지역 활동, 평판 등에서 김 의원만한 대안을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김 의원이 불출마 결심을 바꾸지 않는다면 한국당에서는 중량감 있는 인사로 맞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국당에서 ‘서병수 카드’가 거론되는 배경이다. 서 전 시장이 재임시절 최우선 목표로 내세웠던 서부산 발전의 중심지가 북강서을의 핵심 지역인 강서구 개발이었다. 서 전 시장은 김 의원과 함께 파트너십을 이뤄 강서 개발을 추진했다. 하지만 오거돈 부산시장 취임이후 서 시장 시절 추진된 김해공항 확장 등 ‘서병수표 서부산 개발’은 수정되거나 제동이 걸린 상태다. 서 전 시장 출마 명분이 충분하다는 것이 한국당 일각의 주장이다.

새해부터 서 전 시장의 행보도 예사롭지 않다. 서 전 시장은 이날 송정 해수욕장에서 측근 인사 100여 명과 해맞이를 함께 했다. 이 자리에서 정치 현안에 대한 특별한 언급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한국당 원외당협위원장들과 재임시절 부산시 실·국장들이 대거 참석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서 전 시장은 “내가 무엇을 하고자 하는 생각은 없지만, 당에서 원한다면 책임을 다할 생각이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 서 전 시장이 출마한다면 북강서을 선거는 사실상 부산시장 선거 2라운드 성격을 띠게 될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도 상황이 급변하면서 대응 전략 마련에 돌입했다. 민주당은 총 공세를 벼르고 있다. 북강서을은 민주당 입장에서는 지역주의 타파를 위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염원이 담긴 곳이다. 정진우 유정동 예비후보가 지역을 다지고 있는 가운데, 경남도지사 출신인 김두관 의원의 등판 가능성도 여전히 살아있다. 김 의원은 양산과 북강서을 출마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오 시장의 최측근인 박태수 전 정책수석보좌관의 출마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경쟁력이 검증되지 않아 당내 분란만 가중시킬 것이라는 반론도 나온다. 박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