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당, 김 의원에 ‘험지’ 요청
- 김 “당에서 특정지역 제시 없어
- 주변 친노·친문 성지로 꼽히는
- 부산 북강서을·경남 양산 거론
- 지금은 부울경 출마 고민 안해”
- 계속 요청 땐 결심할 가능성도
- 지역 내부선 찬반으로 엇갈려

더불어민주당 김두관(경기 김포 갑) 의원이 내년 총선 부산 울산 경남(PK) 선거 역할론의 중심에 섰다. 민주당은 김 의원에게 PK에 출마해 달라고 요청했다. 경남도지사를 지낸 김 의원은 남해군 이장에서 시작해 군수를 거쳐 행정자치부 장관과 광역단체장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참여정부 시절 초대 행정자치부 장관을 지낸 대표적 친노(친노무현)계 정치인으로 꼽힌다. 2012년에는 경남도지사를 중도 사퇴하고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맞붙기도 했다. PK친노계로서는 애증이 교차하는 인물이다. 민주당의 ‘김두관 PK차출론’은 구심점 부재의 위기감이 반영됐다.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드루킹 재판’에 발목이 잡혔고,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회복하기 힘든 상처를 입었다. PK선거를 이끌 구심점이 없는 민주당의 상황이 김 의원에게까지 바톤이 넘어간 배경이다. 김 의원은 25일 국제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당에서 PK에서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하는데 정말 난감하다”고 곤혹스러워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이 내년 총선 부산 울산 경남지역에서 역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진은 과거 김 의원이 국제신문 취재진과 인터뷰하는 모습. 국제신문 DB

-당에서 어떤 요청이 있었나.

▶“PK선거에서 역할을 하는 부분을 검토해달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당에서는 총선이 중요하니까 그런 요청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출마 지역에 대한 언급도 있었나.

▶당에서 특정 지역을 제시한 바는 없다. 대신 주변에서 경남 양산이나 부산 북강서을 등에 출마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들을 하더라(양산갑·을과 북강서을 선거는 민주당의 최대 난제다. 친노·친문(친문재인)의 성지로 꼽히지만 모두 후보가 마땅치 않다. 양산을 출마 요청을 받은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은 양산과 수도권 출마 가능성이 동시에 거론된다. 북강서을 정진우 전 지역위원장과 유정동 현 위원장 모두 한국당 김도읍 의원에 대한 우위를 장담할 수 없다는 평가가 많다).

-본인의 입장은 어떤가.

▶경남도지사 중도 사퇴이후 어렵게 김포로 와서 재기했다. 김포에서도 재보궐 선거에서 한번 떨어진 뒤 20대 총선 때 두 번만에 당선됐다. 김포 주민들에게 양해를 구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다.

-‘험지’에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는 말도 있다.

▶옛날 이야기다.

-PK출마는 안하는 것인가.

▶지금은 고민하지 않고 있다. 그런데 당에서 어렵다고 계속 요청하면 내 성격상 정말 난감하다. 더이상 요청을 안해주면 가장 좋다.

김 의원이 실제 PK출마를 결심할지는 미지수다. PK내부의 기류도 갈린다. 찬반 목소리가 동시에 나온다. 특히 한 부산 민주당 핵심 인사는 “김 의원의 PK출마는 환영하지만, 지역은 부산이 아니고 경남으로 가야한다. 부산에 연고도 없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부산이든 경남이든 김 의원이 실제 출마하면 PK선거는 또 한번 출렁일 것으로 전망된다.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