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무총리가 일정까지 바꿔가며 부산 사상구를 방문했다. 이를 두고 사상구 안팎에서는 이 총리가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전직 비서실장이던 배재정 민주당 지역위원장 챙기기에 나섰다는 말이 무성하다. 이 총리의 깜짝 방문에 자유한국당은 불편한 기색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사상구는 21일 이 총리가 괘법동 괘내 마을을 방문했다고 밝혔다. 괘내 마을은 지난달 9일 국토교통부에 의해 도시재생 뉴딜사업 대상지에 선정된 곳으로 2020년부터 3년간 141억2000만 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사상구는 2017년부터 괘내 마을의 도시재생 뉴딜 사업지 선정을 위해 갖은 노력을 해왔다. 하지만 3번 연속 탈락해 고배를 마셨다. 지난달 괘내 마을이 4수 끝에 도시재생 뉴딜 사업지로 선정되자, 배재정 지역위원장은 SNS를 통해 국무총리 비서실장 재직 당시 국토부 차관에게 특별히 부탁한 일화를 소개하는 등 자신의 노력을 홍보했다. 이런 가운데 괘내 마을과 별다른 인연이 없는 이 총리가 전격적으로 방문해 배 위원장에게 힘을 싣는 모양새다. 이 총리는 괘내 마을 방문을 위해 지역 방문일정까지 수정했다.

총리의 갑작스러운 방문에 한국당은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익명을 요구한 사상구의회 한국당 구의원은 “총선을 불과 5개월 앞둔 시점에서 총리가 사상구를 찾은 건 배 위원장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다”라며 “이에 한국당 구의원은 논의 끝에 행사에 불참하기로 정했다”고 말했다.

한국당 부산시당도 경계심을 보였다. 시당 관계자는 “총리의 정확한 방문 이유를 파악하고 있다. 비서실장으로 일했던 배 위원장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사상구를 찾은 거라면 총선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행보”라며 “국무를 총괄해야 할 국무총리 입장에서는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배 위원장은 “총리가 특정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방문했다는 해석은 지엽적이다”고 정치적 해석을 반박했다. 임동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