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정구 김경지는 김세연에 도전
- 한국당 잠룡들은 ‘꽃길’ 고수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야를 막론하고 ‘험지 출마론’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극과 극의 행보를 보인다. 민주당은 보수세가 강한 지역에 전직 관료 등을 전면 배치하는 등 승부수를 띄우는 반면 한국당에서는 중량급 인사 대부분이 험지 출마를 꺼리는 분위기다.

더불어민주당 영입 인사들이 13일 국회에서 열린 입당 기자회견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김용기 전 기획재정부 제2차관, 김학민 전 순천향대 산학협력부총장, 황인성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 이용우 기자 ywlee@kookje.co.kr

민주당은 13일 오후 국회에서 황인성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 김용진 전 기획재정부 제2차관, 김학민 전 순천향대 산학협력부총장의 입당식을 가졌다. 이들 3명이 출마를 준비 중인 지역은 현재 자유한국당이 차지하고 있는 지역구이다.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서 일한 황 전 수석은 경남 사천·남해·하동에서 출마 도전장을 낸다. 이 지역에는 한국당 3선 중진인 여상규 의원이 버티고 있다. 여 의원 뿐 아니라 황교안 당 대표 언론특보를 맡고 있는 김재철 전 MBC 사장, 이태용 여의도연구원 부원장 등 야권 후보가 즐비하다.

김 전 차관은 기재부 대변인, 사회예산심의관 등 요직을 두루 거친 ‘경제통’으로, 고향인 경기 이천에 출마할 예정이다. 이곳에는 역시 관료 출신인 한국당 송석준 의원이 버티고 있다.

충남도청 정책특별보좌관을 맡은 행정·정책 전문가인 김 전 교수는 충남 홍성·예산 출마를 준비 중으로, 한국당 사무총장 출신의 3선 홍문표 의원 등 야당 후보와 대결을 펼친다.

부산에서는 김경지(53) 금정구 지역위원장이 처음으로 총선 출마를 선언했다. 금정구는 자유한국당 3선 중진인 김세연 의원이 버티고 있다. 민주당으로서는 ‘험지 중 험지’로 꼽히는 곳이다.

김 위원장은 이를 의식한 듯 “금정구는 고 김진재 의원이 1981년 총선에서 당선된 이래 김세연 의원까지 40년 가까이 김 씨 부자가 국회의원을 독식했으나, 지역 발전은 더디기만 했다”고 포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지역 민심은 예전과는 완전히 다르다. 어느 때보다 좋은 조건에서 선거를 할 수 있게 됐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와는 달리 한국당 ‘잠룡’들은 험지 출마 요구에 부정적인 뜻을 나타내고 있다. 홍준표 전 당 대표는 지난 12일 중진 험지 출마론을 제기한 당내 초·재선 의원을 향해 “‘니가 가라 하와이’라는 말을 하고 싶다”고 비판했다.

이병욱 기자 junny9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