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패 땐 치명상 입고 입지 위축
- 3번째 도전, 회의론도 만만찮아

자유한국당 4선의 유기준(부산 서동·사진) 의원이 차기 원내대표 출마 의지를 강하게 밝혔다. 내년 총선에서 영남 중진 물갈이 요구가 높은 가운데 정치적 승부수를 던진 셈인데 ‘신의 한 수’가 될 지, ‘자충수’가 될 지 주목된다.

유 의원은 지난 29일 라디오 방송에서 차기 원내대표와 관련, “저에게 그런(원내대표) 역할이 주어진다면 마다하지 않을 것이고, 당의 중진으로서 저의 행정(해양수산부 장관) 경험과 의정 활동을 가지고 문재인 정부의 실정과 여당의 오만을 막아내는 데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나경원 원내대표의 연임에 대해서도 “원내대표 임기는 원래 정해져 있는 것”이라며 “국회의원이 임기가 끝났는데도 계속해서 국회의원을 하겠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 아니냐”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지금 국회에서 선거법과 공수처법안을 처리하는 데 (한국당 원내지도부의) 상당한 투쟁력이라든지 대여협상력이 필요하고, 독주하고 있는 정부여당을 견제하기 위한 리더십도 필요하다”며 “총선 승리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는 정당으로서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라도 상당한 의정활동 경험과 경륜을 가진 중진들이 나서야 된다 그런 목소리도 있다”고 나 원내대표의 리더십을 비판했다.

유 의원이 차기 원내 사령탑에 오르게 되면 정치적 무게감은 한층 커질 수 있다. 내년 총선 공천의 인적쇄신에서 열외가 되는 것은 물론 그의 입김이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가능성도 있다. 상황은 나쁘지 않다. 그는 황교안 대표의 최측근 중 한명으로 평가되고 있고, 황 대표의 신뢰도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실패했을 경우 정치적 타격은 치명적이다. 정치력에 대한 회의론이 커지면서 당과 지역에서 정치적 입지가 급격히 축소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당 안팎에서는 유 의원의 원내대표 도전에 대한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그는 사실상 두 번의 원내대표에 도전했지만, 이렇다할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유 의원은 2016년 5월 새누리당(한국당 전신) 원내대표 경선에 이명수 의원과 짝을 이뤄 출마했다가 최하위를 하는 수모를 당했다. 지난해에도 원내대표 도전을 준비했지만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를 구하지 못해 중도 포기했다.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