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달 말 처리 위해 총력 태세지만
- 정의당 등 야당 협조여부 미지수

- ‘조국 이슈’로 재미본 보수 야당
- 대통령 사과·靑 참모 경질 요구

조국 법무부 장관이 14일 사퇴했지만 ‘조국 후폭풍’이 강하게 몰아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은 사법개혁안 처리를 더욱 거세게 밀어붙일 기세지만,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며 ‘조국 시즌 2’를 예고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이 사퇴한 14일 더불어민주당 이해찬(왼쪽),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표정이 엇갈렸다. 연합뉴스

조 장관의 사퇴로 민주당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올라탄 사법개혁안을 처리하는 데 명분을 얻은 모양새다. 조 전 장관 파면을 요구해 온 보수 야권의 반발도 잠재울 수 있다는 판단이다.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조 장관 사퇴 발표 전인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든 야당에 제안한다. (검찰개혁안 본회의 상정 가능 시점까지) 남은 15일 동안 여야가 검찰개혁 관련법 처리에 합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자유한국당을 비롯해 바른미래당, 정의당, 민주평화당, 대안신당의 회답을 기다리겠다”고 제안했다. 민주당은 패스트트랙 지정 당시 ‘공동전선’을 구축했던 야 3당의 협조를 얻어 이달 말 사법개혁안을 처리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민주당(128석)과 정의당(6석) 평화당(4석) 대안정치 소속 의원(9석)에 바른미래당 일부 의원 등의 표까지 더하면 과반이 된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민주당 주도의 사법개혁안 처리에 야권이 협조해줄지는 미지수다. 패스트트랙 당시 민주당과 공조했던 바른미래당은 “선거법 개정안 우선 처리가 순리”라고 했고, 정의당도 민주당의 입장에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특히 모처럼 지지율이 상승하며 ‘조국 효과’를 봤던 보수 야권은 조국 이슈를 최대한 끌고 가겠다는 전략이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조 장관 사퇴와 관련해 “조국 전 민정수석 사퇴는 국민의 승리”라며 “조국 전 민정수석으로 촉발된 조국 사태는 끝나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도 “조 전 장관이 강조한 검찰개혁은 물론 조 전 장관에게 제기된 의혹에 대한 수사는 법과 원칙에 따라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도 “조국 장관 사퇴는 끝이 아닌 시작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즉각 대국민 사과를 하고 강경론으로 일관하며 국민 분열을 부추긴 청와대 참모를 경질하는 일대 국정 쇄신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조국 정국에서 단일대오를 유지했던 민주당이 자중지란을 겪을 가능성도 있다. 핵심 지지층의 이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조 장관 사퇴 발표 직후 민주당 권리 당원 게시판에는 조 장관을 지켜내지 못했다며 이해찬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는 등 당 지도부를 성토하는 글들이 쏟아졌다. 한 당원은 “이해찬이 원하던 그림이 이것이냐”며 “조국 전 장관도 지키지 못하면서 국민을 지키는 여당이 되겠다고? 이해찬 책임지고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