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日, 백색국가 韓배제 시행 앞두고
- 한일 양국 강경기류서 변화 조짐
- 오늘 강경화·고노 만남이 분수령

- 한중일, 정상회의·북핵 등도 논의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베이징에서 열리는 ‘제9차 한중일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20일 오전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중일 외교장관이 20일 중국 베이징에서 회동하는 가운데 이번 회동이 한일 갈등의 돌파구가 될지 관심이 쏠린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20~22일 사흘간 중국 베이징에 열리는 제9차 한중일 외교장관 회의 일정에 들어갔다. 이 회의에는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과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함께한다.

첫날인 20일 3국 외교 장관들이 참석하는 환영만찬이 열렸고 21일에는 본 회담이 열린다. 이 기간 한중, 한일, 중일 양자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 통신은 일본 외무성 발표를 인용해 한일 외교장관 회담이 21일 열린다고 보도했다. 관례상 이들 외교장관은 회의가 끝난 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 중국 지도부를 만날 것으로 보인다.

3년여 만에 열리는 이번 회담은 거센 한일 갈등 속에서 진행돼 주목받고 있다.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지소미아) 연장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시한(24일)과 일본의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 한국 배제 시행일(28일)을 목전에 두고 회담이 열리는 까닭이다.

이러한 가운데 청와대는 지소미아의 연장 여부와 관련해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결정될 사항”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일본의 전향적 태도, 군사정보의 양적·질적 평가 등 여러 사안을 종합적으로 놓고 판단해야 할 사안”이라며 이같이 언급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한일 외교장관 회담 이후 연장 여부를 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이달 초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양자회담을 한 한일 외교장관은 입장 차이만 확인한 뒤 일본 정부가 백색국가에서 한국을 배제하는 결정을 하면서 한일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졌다.

왕이(왼쪽), 고노 다로

그러나 한일 양자회담의 개최 여부와 관계없이 어떤 식으로든 한일 간 갈등 완화를 위한 시도가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양국 외교장관이 이번 회의 기간 내내 마주하면서 의견을 타진할 기회가 있기 때문이다. 또 한일 양국 내의 기류도 변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광복절 경축사에서 일본과의 대화 기조를 시사했고 일본에서도 강경 조치로 일관해서는 안 된다는 내부 기류가 있다.

한편 한중일 3국 외교장관은 이번 회의에서 올해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 북한 비핵화와 미사일 발사 등 한반도 현안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김해정 기자 cal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