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취임 3년 차에 접어든 5월 내내 여야는 서로를 향해 분열의 막말을 쏟아내며 ‘편 가르기’에 몰두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자유한국당을 향해 ‘반민주·친일’ 프레임 씌우기에 몰두했고, 한국당은 민주당을 겨냥해 ‘독재·친북’세력으로 몰아세웠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21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목포에서 봉하까지 민주주의의 길’ 출정식에 참석해 격려사를 하고 있다. 이용우기자 ywlee@kookje.co.kr(왼쪽),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주요 당직자들이 21일 인천 중구 자유공원 맥아더 장군 동상에 헌화한 뒤 묵념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은 5·18광주민주화운동 39주기와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를 맞은 이번 달을 ‘민주 대 반민주’ 구도 만들기에 십분 활용하고 있다.

23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열리는 노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도식에 민주당 지도부와 여권 인사가 총집결할 계획이다.

또 민주당은 21일 서울 여의도 당사 앞에서 ‘목포에서 봉하까지 민주주의의 길 출정식’을 열었다. 이는 이날부터 2박3일간 올해 10주기를 맞는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생활 터전을 찾아 추모하는 행사로, 민주당 청년 권리당원 10여 명이 참여한다.

이해찬 대표는 이날 국회 대운동장에서 열린 민주당 보좌진협회 체육대회에서 “민주당 없이는 이 나라의 민주주의가 굳건하게 발전할 수 없다. 민주당은 우리 현대사에서 가장 중요한 이 나라 민주주의의 큰 기둥을 만들어왔다”고 강조했다.

반면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민생 투쟁 대장정 15일 차 일정으로 인천 자유공원 맥아더 동상을 찾아 보수의 정체성을 부각했다.

황 대표는 맥아더 동상 앞에서 가진 연설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독재자의 후예’ 발언과 관련해 “진짜 독재자의 후예에게는 말 한마디 못하니까 여기서도 (북한의) 대변인이라고 하는 것 아닌가. 제가 왜 독재자의 후예인가”고 비판했다. 황 대표는 “이 정부가 저희를 독재자의 후예라고 하는데 진짜 독재자의 후예는 김정은 아닌가. 세습 독재자이고, 세계에서 가장 악한 독재자 아닌가”라며 “김정은에게 정말 독재자의 후예라고 말해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정부가 안보에는 관심이 없고 북한 퍼주기에만 전념하고 있다. 우리가 군사 훈련하려고 하면 북한에 신고해야 한다. 그게 무슨 훈련이 되겠나”고 남북군사협정 폐기를 주장했다.

청와대 고민정 대변인은 황 대표의 문 대통령 비판에 대해 “하나의 막말이 또 다른 막말을 낳는 상황이다. 우리는 보통 ‘말이 그 사람의 품격을 나타낸다’라는 말을 한다”고 맞받았다.

상대에 대한 ‘본심’을 드러낸 민주당과 한국당의 ‘반쪽 정치’ 승패는 침묵하는 민심에 판가름 날 가능성이 크다. 내년 4월 총선에서 어느 진영이 심판받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