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춘 신임 오륙도연구소장이 최근 불거진 대형 포털사이트의 ‘지역 여론 패싱’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김 소장은 앞으로 법·제도의 개선을 통해 지역 여론의 포털 노출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김 소장은 20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수도권 블랙홀 현상은 경제뿐 아니라 여론 시장에서도 똑같이 적용되고 있다”며 “거대 포털이 사실상 독점적인 뉴스 시장을 갖고 있는 건데 지역 균형 발전 차원에서 최소한의 안전 장치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김 소장의 발언은 네이버로 대표되는 국내 대형 포털사이트의 ‘지역 여론 패싱’ 문제가 도를 넘었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언론재단의 ‘디지털 뉴스 리포트 2016 한국’을 보면, 우리나라 뉴스 소비의 60%가 포털사이트와 뉴스검색 서비스를 통해 이뤄진다. 반면 언론사 홈페이지나 전용앱을 통해 소비되는 뉴스는 13%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에서 대형포털사이트에서 지역 여론을 가늠할 수 있는 지역 언론의 기사는 노출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실제 네이버의 모바일 뉴스콘텐츠 제휴사 44곳 중 지역 언론은 단 한 곳도 포함되어 있지 않다. 이를 두고 언론 학계에서는 ‘네이버의 지역 소식은 날씨 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오는 상황이다.

지난 2월 네이버 측이 자체 검색 알고리즘을 바꾸면서 지역 여론의 주변화는 더 심해진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지역 언론 기사와 실시간검색어를 활용한 광고성 키워드가 네이버 실시간검색어를 장악하고 있다. 이에 전국언론노동조합 등에서는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에서 지역 여론 노출의 의무화·사용자의 위치 정보를 이용한 뉴스 검색 노출 등을 요구하고 있다.

순천향대 장호순(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지역의 문화적 종속이 언론과 미디어를 통해 재생산되고 있다”며 “네이버나 다음과 같은 인터넷 대기업이 끊임없이 서울 중심 문화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소장은 “부산 사람들이 부산의 시선에서 바라보는게 아니라, 서울 시선에서 부산 문제를 바라보는 형국”이라며 “(포털이 지역 여론을 반영할 수 있도록) 자발적인 유도를 하고, 안되면 법·제도의 개선을 통해 시행을 강제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소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 해양수산부 장관을 맡았다. 부산진구(갑)를 지역구로 한 더불어민주당 출신 3선 의원이다. 김준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