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거제 개편안

- ‘비례의석 줄이되 연동률 50%’

- 여야 4당 정개특위 합의안 유지

- 내년 총선 새 선거제로 치를 수도

# 공수처 신설

- 판검사·고위직 경찰 수사 한해

- 제한적으로 기소권 부여키로

- 검경 수사권 이견 조정은 남아

# 풀어야 할 난제  수두룩

- 각 당 추인 과정 내부 반발

- 한국당 결사 저지 움직임 등

- 국회 최종통과 아직 장담 일러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처리에 극적으로 합의함에 따라 내년 4월 15일 치러지는 21대 총선은 개정된 선거제로 이행될 여지를 남겼다.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가 여러 차례 진통 끝에 한 발씩 양보함으로써 ‘골든타임’을 지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21대 총선에 선거법 개정안을 적용하기 위한 마지노선은 이번 주다.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바른미래당 김관영, 민주평화당 장병완, 정의당 윤손하 원내대표는 22일 4개월여간의 협상 끝에 선거제 개혁안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법 등 개혁 방안을 함께 묶어 패스트트랙에 태워 처리하기로 했다. 

일단 선거법 개정안은 지난달 정치개혁특별위원회 4당 합의안을 바탕으로 미세 조정을 거치기로 했다. 지역구 의석은 225석이고 비례대표 의석을 75석으로 늘이되 연동률을 50%로 낮추는 안이다. 현재 국회의원 정수는 300석으로 지역구 의원 253명, 비례대표 47명이다. 

공수처법은 기소권을 두고 민주당과 바른미래당이 한 걸음씩 물러났다. 공수처에 기소권을 주지 않되, 판사 검사 경무관 이상 고위직 경찰 간부가 관련된 사건에는 예외적으로 기소권을 주기로 한 것이다. 그동안 민주당은 기소권 포함을, 바른미래당은 기소권 제외를 주장해왔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공수처 수사 대상은 대통령의 친·인척을 포함한 7000명인데, 기소권을 부여한 검사 판사 경무관급 이상 경찰은 5100명”이라며 “공수처가 기능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도록 권한을 충분히 줬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여야가 이견을 보여온 공수처장 추천에 대해서도 여야 위원을 두 명씩 배정하고, 위원 5분의 4 이상의 동의를 얻어 추천된 2명 중 대통령이 지정한 1인에 대해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대통령이 최종 임명하는 방안으로 접점을 찾았다.

검경 수사권 조정의 경우 사법개혁특별위원회 4당 위원들 간 합의사항을 기초로 법안의 대안을 마련해 패스트트랙에 올리기로 했다. 검사가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 증거 능력은 제한하되 법원 등의 의견 수렴으로 보완하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4당 원내대표가 합의문에 담은 대로 오는 25일 선거법 개정안 등이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되면 관련 법안은 내년 3월 19일 이전에 본회의에 부의된다. 문희상 의장의 협조로 마지막 본 회의 계류 기간(60일)을 줄인다면 그 이전에 절차가 마무리될 수도 있다. 특히 여야 4당이 ‘이번 합의에 대한 각 당 추인을 거쳐 4당 원내대표가 책임지고 25일까지 정개특위와 사개특위에서의 신속처리안건 지정을 완료한다’는 강력한 의지를 담아 가능성을 높였다.

하지만 제1 야당인 한국당이 ‘결사 항전’을 선언해 물리적인 저지를 하는 상황까지 배제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지역구 의석 감소안이 포함된 선거법 개정안에 대해 4당 의원들 가운데 일부가 막판에 반대할 가능성도 있다. 이와 함께 각 당의 내부 추인 과정에서도 진통이 예상된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기소권을 일부 양보하는 것은 공수처법의 취지를 무색하게 하는 것이라는 반발이 나오고 있고, 바른미래당 내부에서는 기소권 여부를 떠나 선거법 개정안을 패스트트랙으로 처리하는 자체에 대한 불만이 크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당내 다양한 의견이 있지만, 추인 과정에서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며 “추인을 위한 (의결) 정족수는 과반인데 의총에서 (당헌·당규가 당론 채택 요건으로 규정한) 3분의 2에 해당하는지를 의원들께 물어보고 그 결론에 따라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해정 기자 cal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