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 대표 “당 필요하면 뭐든 할 것”
- 김태호·홍준표 출마 여부도 촉각

- “살고싶은 나라 만드는 데 기여”
- 서 전 시장 ‘리더십 사랑방’ 개소

부산은 1년 앞으로 다가온 내년 21대 총선의 최대 승부처다. 자유한국당으로서는 부산 승패가 영남 보수의 복원을 판가름할 핵심 열쇠다. 당 안팎에서는 황교안 대표를 중심으로 영남 보수 거물급 인사가 부산에 총출동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8일 오전 부산 동구 초량동 제이비랩빌딩 7층 ‘리더십 4.0 사랑방’ 개소식에서 서병수(가운데) 전 부산시장과 자유한국당 김도읍(왼쪽) 국회의원, 이재호(오른쪽) 변호사 등이 현판을 달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을 중심으로 한 보수세력의 몰락은 지난 20대 총선 부산 선거의 패배에서 비롯됐다. 더불어민주당에 5석(현 6석)을 내주면서 처음으로 30년 독점 체제가 무너졌다. 이로 인해 보수 정당의 최대 지지 기반이었던 ‘영남 보수’의 힘도 약화됐다. 한국당 입장에서는 내년 총선 때 부산 정치 지형을 예전으로 돌려놓는 것이 총선 승리는 물론 정권 탈환의 최대 과제가 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부산 선거에 한국당 간판급 인사가 대거 출마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우선 황교안 대표의 결심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 출신의 황 대표가 부산 울산 경남(PK)에서의 입지를 굳히면 차기 대권 1순위로 올라설 수 있기 때문이다. 황 대표가 창원성산과 통영고성 4·3 보궐선거에 집중한 것도 PK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황 대표는 지난 4일 기자간담회에서 총선 출마 여부와 지역을 묻자 “앞으로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구체적 생각을 안 했지만, 당이 필요한 것이라면 어떤 것이든 하겠다”고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서병수 전 부산시장, 김태호 전 경남지사, 홍준표 전 대표 등 원외 거물급 인사도 부산 출마를 정치 복귀의 통로로 삼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당 안팎에서는 부산 정치 지형의 변화, 예상되는 여권의 물량 공세를 근거로 ‘부산 험지론’이 설득력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적 재기를 노리는 이들 입장에서는 서울보다 부산 진출이 상대적으로 정치적 부담이 덜한 측면도 있다.

서 전 시장이 가장 적극적이다. 서 전 시장은 8일 부산 동구 초량동에 ‘리더십 4.0 사랑방’을 열고 정치 활동을 재개했다. 서 전 시장은 이날 국제신문과 인터뷰에서 “내년 총선 출마는 확답하긴 어렵지만 보수 원로로서 조언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그는 사무실 개소 이유에 대해 “건국 이후 산업화와 민주화에 몸 바친 국민이 대한민국 걱정을 많이 한다. 더 나은 대한민국, 사람이 살고 싶은 나라로 만드는 데 조금이라도 기여하는 분위기를 만들고자 하는 취지”라고 말했다.

김 전 도지사도 부산 출마 가능성과 관련,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그는 “지금은 제로베이스에서 정치적 행보를 고민해야 하는 시기다. 무엇을 하겠다는 생각을 해보지 않았다”며 “지금 김태호에 대한 민심이 썩 좋은 편은 아니다. 초심으로 새로 시작한다는 마음”이라고 자세를 낮췄다.

홍 전 대표의 최측근은 “홍 전 대표는 부산에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홍 전 대표의 재기 무대로 부산 만한 곳이 없다는 분석도 있다. 도지사를 했던 경남은 정치적 효과나 명분이 약하고, 대구는 양지여서 설득력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박태우 김미희 김해정 기자 ya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