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중당과 3당 단일화는 불발
- 진보연대, 손석형 지지 선언
- 역대 선거서 진보진영 분열 땐
- 보수진영 승리… 재현 여부 관심

경남 창원성산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야당인 정의당의 ‘여야 후보 단일화’가 정의당 여영국 후보로 결정되면서 지역 정치권은 선거 판세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4·3 보궐선거 창원성산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단일후보로 결정된 정의당 여영국 후보가 25일 반송시장에서 단일화 소감 발표 후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선거의 최대 변수는 ‘진보 진영 단일화’였다. 역대 선거에서 창원성산은 진보 진영 단일화는 승리, 진보 진영 분열은 보수 정당 승리라는 공식이 통했기 때문이다. 전국 최대 규모의 산업단지인 창원국가산업단지에 근무하는 노동자 유권자가 많아서 과거 총선에서 진보 단일후보가 보수 후보를 꺾은 사례가 많다. 진보 진영은 민주당 정의당 민중당의 각 후보를 단일화하기 위해 물밑 협상을 벌여왔다.

그러나 민중당이 정의당과의 2자 단일화가 우선이라며 범진보 3자 단일화 불참 입장을 고수해 결국 접점을 찾지 못했다. 같은 진보 진영에 속한 민중당이 빠진 불완전한 범진보 단일화가 약점으로 꼽힌다. 권영길 전 민주노동당 대표가 진보 진영 최초로 창원성산에서 의원 배지를 단 2004년 17대 총선부터 20대 총선까지 보수가 승리한 적은 진보 진영이 분열한 2012년 19대 총선밖에 없다. 지난 19대 총선 때 진보 단일화가 깨져 진보 후보 2명이 한꺼번에 출마하면서 새누리당(현 한국당) 후보가 당선됐다.

지난 14, 15일 선거관리위원회가 후보 등록을 마감한 결과 7명의 경쟁 구도로 출발했다. 권민호(더불어민주당) 강기윤(자유한국당) 이재환(바른미래당) 여영국(정의당) 손석형(민중당) 진순정(대한애국당) 김종서(무소속) 후보가 출마했다. 여야 후보 단일화로 범진보 진영 2당(정의·민중당)과 범보수 진영 3당(한국·바른미래·대한애국당), 무소속 후보가 뛰는 구도다.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민중당 등 창원성산에 후보를 낸 나머지 정당은 민주당과 정의당이 선거에 이기기만 급급해 야합했다며 몰아세웠다. 한국진보연대는 이날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중당 손석형 후보와 함께 노동자·민중을 위한 진보정치를 실현하자”며 여 후보가 아닌 손 후보를 지지하고 나섰다. 경남의 ‘진보정치 1번지’로 불리는 진보 성향이 강한 지역구라 할지라도 표심이 갈리면 보수 진영에 자리를 내어줄 수도 있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이날 경남도당에서 열린 최고위원·시도당 위원장 연석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이 후보 단일화를 하는 데 대해 “국민 심판이 두려워 유권자를 기만하는 2중대 밀어주기”라고 비판했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도 “민주당이 허울 좋은 단일화 명목으로 정의당 후보에게 창원을 맡기겠다는 것으로, 당락을 떠나 문재인 대통령과 집권당의 책임 회피”라고 비판했다. 김미희 기자 mah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