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2일 대구를 방문한 자리에서 “대구공항 이전 문제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잘 해결될 수 있도록 살펴나가겠다”고 밝히면서 부산 울산 경남(PK)과 대구 경북(TK) 모두에 신공항을 설립하는 가능성이 점쳐치고 있다. 문 대통령이 지난달 부산 방문에서는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을 시사한 데 이어 이번에는 대구공항 이전과 관련해 살피겠다고 언급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13일 부산 방문 당시 가덕도 신공항 문제와 관련해 “5개 광역단체 뜻이 하나로 모인다면 결정이 수월해질 것이고, 만약 생각이 다르다면 부득이 총리실 산하로 승격해 검증 논의를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그런 논의를 하느라 사업이 늦어져서는 안 된다”고 밝힌 바 있다.

동남권 관문공항 추진이 대구공항과 K-2 군 공항을 통합하는 신공항 이전 사업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우려를 씻기 위해서는 PK와 TK 간 ‘윈윈 전략’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형성돼 있던 차에 문 대통령이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사업에 관해 긍정의 메시지를 던진 것도 두 지역의 상생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지난 1월 16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건설사업이 먼저 결정된다면 굳이 가덕도 신공항 추진을 반대할 이유는 없다는 의사(국제신문 지난 1월 17일 자 1면 보도)를 부산시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의 부산, 대구에서의 신공항 발언이 원론적인 답변에 그친 것이어서 확대 해석은 곤란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청와대도 지난달 문 대통령의 부산 방문 당시 가덕도 신공항 추진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해석에 대해 “지역에서 논의가 뜨겁다 보니 한 번 더 검증해 볼 수 있는 장을 마련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