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 은행 여신심사 전면개편
- 기업자산 일괄담보제도 올 도입
- 신용등급 평가 때 기술력 포함

정부가 은행의 여신심사 시스템을 전면 개편해 혁신 중소·중견기업에 앞으로 3년간 100조 원을 공급한다. 올해 안에 코스피와 코스닥 주식을 거래할 때 내는 증권거래세 세율도 0.05%포인트 인하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서울 중구 IBK 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혁신금융 비전선포식’에 참석해 이런 내용이 포함된 혁신금융의 비전과 정책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은행여신시스템을 전면 혁신해 부동산담보와 과거 실적이 아닌 아이디어와 기술력 같은 기업의 미래성장 가능성을 평가해야 한다”며 “금융회사가 혁신 산업을 지원하면서 발생한 손해에 해당 임직원의 고의·중과실이 아니면 면책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 “‘비 올 때 우산이 되어주는 따뜻한 금융’이 되고 한 걸음 더 나아가 ‘비구름 너머에 있는 미래의 햇살까지도 볼 수 있는 혁신금융’이 되길 기대한다”며 “정부와 금융기관이 함께 참여하는 민·관 합동 TF(태스크포스)를 신설하겠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가 관계 부처 합동으로 이날 발표한 혁신금융 추진 방향에는 일괄담보제도와 미래성장성 평가 등 대출혁신 대책이 담겼다. 올해부터 시행되는 일괄담보제도는 기업이 가진 기계 재고 매출채권 지적재산권 등 다양한 자산을 포괄해 담보물로 평가하는 제도다. 상호가 등기되지 않은 자영업자도 동산 담보를 활용할 수 있게 했다. 현재 5년인 담보권 존속 기한도 폐지한다. 또 기업이 기술력만 있으면 신용등급도 높아질 수 있도록 기술과 신용평가를 통합한 여신심사 모형을 마련한다. 이는 내년 대형은행부터 단계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정부는 혁신·중소기업에 3년간 100조 원을 공급할 예정이다. 기술금융 90조 원, 일괄담보대출 6조 원, 성장성 기반 대출 4조 원 등이다. 또 주력산업·서비스 기업 7만 곳에는 정책자금 72조 원을 투입해 새로운 일자리 17만 개를 만든다.

혁신기업에 모험자본 투자가 늘어날 수 있도록 자본시장 세제도 개편한다. 코스피와 코스닥 상장주식의 증권거래세율이 0.3%에서 0.25%로, 비상장주식은 0.5%에서 0.45%로 각각 낮아진다. 코넥스 주식의 증권거래세는 0.3%에서 0.1%로 인하된다. 국내나 해외 주식 중 한 곳에서 투자 손실이 생기면 양도 차익에 세금을 매길 때 손익통산(상품별 손실과 이익을 합산해 세금을 계산)도 허용한다.

김태경 박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