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건 美 대표 평양 방문

- 회담 의제 실무협상 돌입

- 김, 서울답방도 당겨질 듯

‘세기의 북미 2차 담판’이 오는 27, 28일 베트남에서 개최된다. 지난해 싱가포르 회담과는 달리 이틀에 걸쳐 열리는 2차 북미 회담에서 양 정상이 시간 여유를 가지고 비핵화 및 상응 조치에 관한 합의를 밀도 있게 도출해낼지에 주목된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미 연방의회에서 가진 신년 국정연설에서 “대담하고 새로운 외교의 일환으로 우리는 한반도의 평화를 향한 역사적인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며 “아직 할 일이 많이 남아 있지만,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관계는 좋다. 김 위원장과 나는 오는 27, 28일 이틀간 베트남에서 다시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회담 장소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수도 하노이와 휴양지 다낭이 유력하다.

8개월 만에 재회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번에는 비핵화와 상응 조치를 놓고 구체적인 담판을 벌인다. 1차 북미 회담이 포괄적 합의에 그쳤지만 2차 북미 회담에서는 한 발 더 나아가 실질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2차 북미회담 계획을 발표한 이날,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북한 평양을 방문해 김혁철 전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와 실무협상을 벌였다. 실무회담에서 논의된 사항이 2차 북미 회담 합의문에 담기는 만큼 북한의 우라늄 농축시설을 포함한 영변 핵시설 폐기 및 ‘플러스알파’(＋α)와 그에 대한 미국 측의 상응 조치를 놓고 양측이 밀고당기는 신경전을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비건 특별대표는 최근 스탠퍼드대 강연에서 지난해 10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4차 방북 당시 김 위원장이 미국의 상응 조치를 조건으로 플루토늄과 우라늄 농축시설 전체의 폐기와 파기를 약속했고 ‘그 이상’을 언급하며 ‘플러스알파’에 관한 이행 의지를 밝혔다고 전했다.

비건 특별대표는 평양 방문에 앞서 한국을 방문해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을 만나 대북 협상 전략을 논의했다. 

2차 북미 회담이 확정되면서 지난해 성사되지 못한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 시기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미중 정상회담이 2차 북미 회담과 비슷한 시기에 열릴 것으로 알려지면서 남·북·미·중 4개국 정상이 한자리에 모이는 ‘빅 이벤트’가 열리고, 이 자리에서 종전선언을 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나온다.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이 북미 회담이 열리는 시기에 베트남을 방문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북미 사이에 협상이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달렸지만,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