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과 경남에서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가 단행한 인적 쇄신에 대한 후폭풍이 거세다. 새 조직책임자가 임명된 당협위원회마다 전·현 위원장 간 갈등 때문에 새 당협위원장 선출을 위한 운영위원회 구성이 미뤄지고 있다. 2·27 한국당 전당대회 구도와도 맞물려 있어 당권의 향배에 따라 이번 인적 쇄신 결과가 뒤바뀔 것이라는 관측도 많다.

자유한국당 김세연(부산 금정) 부산시당 위원장은 24일 “중앙당은 새 당협위원장 선출을 위한 운영위원회 구성을 서두르지 않는 분위기다. 새로 임명된 조직위원장이 지역 파악이 안 된 상태에서 무리하게 운영위를 구성해 당협위원장을 선출할 경우 내부 갈등이 불거질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앙당은 다음 달 11일까지 운영위원회를 구성해 당협위원장 선출을 완료하라는 지침을 이날 내렸다. 중앙당이 이처럼 운영위원회 구성 기간을 길게 잡은 것은 이례적이다. 그동안 새 조직위원장 임명 후 일주일 안에 운영위를 열어 당협위원장을 선출하도록 지침을 내려왔다. 이는 당협위원장이 교체된 지역의 반발을 최소화해 조직의 안정을 꾀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특히 교체 규모가 컸던 부산의 경우 지역마다 전·현 위원장의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복수의 부산 한국당 인사의 말을 종합하면 사하갑, 기장, 해운대갑, 부산진갑, 서동, 해운대을 등에서 새 조직위원장이 주도하는 운영위 구성을 둘러싸고 잡음이 일고 있다는 후문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직전 위원장이 자신의 측근에게 “운영위 구성에 협조하지 말라”는 지시도 내렸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한 직전 당협위원장은 “당협을 운영하는 것은 새로 임명된 사람이 알아서 할 일이지, 내가 신경 쓸 일은 아니다”고 반감을 숨기지 않았다. 지역 내 반발에 대해 서동 조직위원장으로 복귀한 유기준 의원은 “반발은 극히 일부다. 그들은 운영위 구성이나 운영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일축했다.

앞서 경남도당은 지난 22일 당원자격심사위원회를 열어 밀양의령함안창녕 조직위원장에 추천된 조해진 전 의원의 복당을 불허하기도 했다.

새 지도부가 들어설 때까지 인적 쇄신 잡음이 계속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당권을 누가 잡느냐에 따라 이번 조직 정비 결과가 바뀔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한 직전 당협위원장은 “아직 당협위원장 경쟁은 끝난 게 아니다. 결판은 다음 달 27일 난다”고 말했다.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