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 청문회 없이 임명 진기록

- 한국당, 긴급 의원총회 소집
- 2월 임시국회 등 보이콧 선언
- 바른미래 “낙하산 인사 끝판왕”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조해주(사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 임명을 강행하자 자유한국당이 국회 일정 보이콧을 선언하는 등 정국이 급랭하고 있다. 조 후보자의 ‘정치 편향’ 논란으로 국회 인사청문회가 제대로 열리지 않은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조 후보자 임명을 강행한 데 대해 야권이 거세게 반발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긴급 의총을 소집하고 “지금부터 모든 국회 일정을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선거에 관한 모든 업무를 보는 자리에 대선 캠프 출신 인사를 앉히겠다는 것은 앞으로 선거를 공정하게 하지 않고 부정선거도 획책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주는 것”이라면서 “국회에서는 같이 일을 안 하겠다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2월 임시국회를 거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특히 “2월 국회뿐 아니라 지금부터 모든 국회 일정을 거부해야 한다”면서 “더불어민주당은 우리가 요구하고 있는 특검, 청문회, 국정조사에 대해 아무것도 대답하지 않고 있다. 민주주의와 헌정질서를 함부로 짓밟겠다고 하는 정부·여당에 대해 결집된 의사를 표시해 달라”고 밝혔다.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조 후보자의 임명 강행 문제는 청와대와 민주당의 오만의 극치이자 낙하산 인사의 끝판왕이다. 헌법 파괴 행위를 일삼는 폭주 행위”라고 지적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접견실에서 조 후보자에 대한 임명장 수여식을 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13일 국민대 정치대학원 겸임교수로 재직 중인 조 후보자를 새 위원으로 내정하고, 같은 달 21일 국회에 인사청문 요청안을 제출했다. 야권은 당시 조 후보자의 정치 편향을 문제 삼으며 인사청문회를 거부했고, 여야가 청문회 재개를 위한 논의를 했지만 끝내 합의하지 못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헌법과 법률이 정한 절차를 준수하고 헌법기관인 선관위의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문 대통령은 모든 절차가 완료된 후에도 국회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마지막까지 국회 합의를 기다렸으나 무산돼 안타깝다”고 밝혔다. 조 후보자는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국회 청문회 없이 임명되는 기록을 남겼다.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