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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윤창호 가해자 2심 재판 중 “음주 아니라 딴 짓하다 사고” 황당 주장...유족 “말도 안돼” 오열 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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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승륜 기자 thinkboy7@kookje.co.kr
  •  |  입력 : 2019-01-11 12:5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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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취해 차를 몰아 고 윤창호 씨를 치어 숨지게 한 혐의(음주운전 및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로 기소된 박모(27) 씨의 두 번째 공판이 11일 열렸다. 이날 변호인이 “박 씨가 음주가 아니라 운전 중 동승자와 딴짓을 하다가 사고를 냈다”고 주장하자 유족과 피해자들은 “말고 안 된다”며 격분했다. 


11일 고 윤창호 씨를 숨지게 한 음주운전 사고 2심 공판을 마친 뒤 윤 씨의 유족들이 오열하고 있다. 이승륜 기자

 이날 오전 10시부터 부산지법 동부지원 형사4단독 김동욱 판사의 심리로 열린 공판은 피해자 배모 씨와 윤창호 씨 유족의 진술로 재판이 시작됐다. 박 씨는 지난 9월 25일 새벽 혈중 알코올 농도 0.181%로 BMW 차량을 운전해 해운대구 미포오거리 횡단보도에 서 있던 윤 씨와 배모(23) 씨를 치어 윤 씨를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피해자·유족 최후 진술…“사고 후유증은 평생의 상처, 엄중 처벌 간청”

윤창호 씨의 아버지 윤기현 씨는 “자녀를 떠나보낸 아버지의 마음과 음주운전 살인마에 의해 자식을 잃은 분노를 표현하기 위해 진술을 요청했다. 사고 이후 우리 내외는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으며, 조부모들 역시 입이 돌아가는 등의 극심한 후유증을 앓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윤 씨는 “음주운전을 해도 벌금만 내면 그만이라는 인식 때문에 아들이 희생당했다. 법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가해자에게 최고의 형벌을 주기를 재판장님께 간청드린다. 그렇게 되면 자식 잃은 부모의 가슴속 돌덩어리가 조금이라도 가벼워질 수 있고, 반성의 기미가 없는 가해자도 제대로 된 반성의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윤 씨와 함께 사고를 당한 배모 씨도 증인석에서 “사고 이후 골반과 발가락이 부러지고, 발목 인대가 늘어나는 부상을 입었다. 수개월째 거동도 못하다가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이번 사건이 잊힐 때쯤 목발을 짚고 바깥공기를 쐴 수 있게 됐다. 아직도 빨리 걷거나 계단을 오르내릴 수 없는 장애 상태다”고 피해를 호소했다. 이어 그는 “나와 창호가 씻을 수 없는 피해를 당했지만, 가해자 측은 한 차례도 사과를 전하지 않았다. 가해자가 법정에 반성문을 제출했다고 하지만, 피해자와 유족은 그 내용을 전혀 모른다. 피해자가 모르는 반성과 사과를 어떻게 인정할 수 있냐”며 “훗날 창호에게 내 진술로 가해자가 엄벌에 처해질 수 있었다고 말할 수 있도록 재판부가 정당한 판단을 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검찰 8년 구형…“가해자 BMW 과시 위해 음주운전 뒤 보험금으로 쇼핑 계획”  

앞서 검찰 측은 박 씨의 혐의 사실에 대한 증거를 재판부에 제출했으며, 박 씨 측 변호인은 모두 동의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날 검찰은 “증거 자료를 재판정에서 공개하려 했으나 피해자 유족의 심리적 상처를 고려해 공개하지 않겠다”며 박 씨 측의 음주운전 고의성을 증명할 새로운 증거를 제시했다. 피의자 심문에서 검찰이 “피해자 유족과 친구들이 피고인의 신상을 추적하려 한 것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하려고 자료를 모르려 한 사실이 있냐”고 질문하자 박 씨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검찰이 “사고 직후 피해자 배 씨가 경찰에 신고하고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는 사이에 피고인은 뭘 했냐”고 묻자 박 씨는 “기절했었다. 눈을 떴을 때 응급실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러자 검찰은 박 씨가 사고 당일 동승자였던 또 다른 피해자 여성에게 자신의 BMW 승용차를 과시하기 위해 음주 상태에서 무리하게 운전을 시도했다는 정황 근거를 제시했다. 이에 대해 박 씨는 “술집을 나온 이후 기억이 안 난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검찰이 “동승자에게 사고 당시 기억이 잘 안 난다고 진술하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지 않았냐”고 되묻자 박 씨는 “무서워서 그랬다. 죄송하다”고 해명했다.

 또 검찰은 사고 당시 상황에 대해 새로운 내용을 공개했다. 사고 전 차 안에서 박 씨가 여성 동승자와 운전 외에 다른 행위를 하다가 윤 씨와 박 씨를 치었다는 사실이 차 안의 블랙박스 영상을 통해 확인됐기 때문이다. 검찰은 “윤 씨가 사고 이후 피해자들의 병실을 찾아가지 않고 조금의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하지 않았으며, 보험금을 타면 쇼핑을 할 계획까지 세운 것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어 검찰은 “이 사건은 결과가 예견된 불법에 의해 생명권이 침해된 것이다. 배 씨 역시 이 사건으로 신체·정신적인 피해가 회복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피고인의 사고 전후 태도로 봐 죄질이 불량하다. 피고인에게 징역 8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변호인 측 “사고 원인 음주운전 아니고, 8차례 병실 방문”…유족 “거짓” 항의

이에 대해 박 씨 측 변호인은 “피고인이 엄중하게 처벌받아 마땅하다”면서도 “피고인이 사고 이후 높은 혈중 알코올 농도가 나왔지만,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은 음주가 아니라 차 안에서 한 행동이다. 적용 법조가 특가법이 아니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치사·치상)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변호인이 “피고인의 가족들이 8차례 피해자들의 병실에 찾아갔다. 이런 점을 고려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하자 유족들은 “변호사도 거짓말을 하냐”며 고성을 지르며 항의했다.

 이에 잠시 법원 청원경찰이 유족을 진정시키는 등 소란이 벌어졌지만, 재판부는 오는 30일로 최종 선고 날짜를 밝힌 뒤 서둘러 재판을 마무리했다. 재판장을 나온 뒤 유족 측은 오열하며 “박 씨 측이 8차례 병원을 방문했다는 것은 거짓말이다. 탄원서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윤 씨의 친구들도 “이번 재판으로 가해자가 반성의 기미가 없다는 증거들이 속속 드러났다. 재판부가 법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최대한 무거운 형을 내릴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승륜 기자 thinkboy7@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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