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의 전통적 강세 지역인 부산 해운대을 지역구 당협위원장 자리를 놓고 김대식(57) 동서대 교수와 김미애(여·50) 자유한국당 부산시당 수석부위원장(변호사) 간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 이번 해운대을 조직책 선정이 부산 울산 경남지역(PK) 보수 재집권을 위한 가늠자가 될 것으로 지역 정가는 보고 있다.

한국당 조직강화특위(조강특위)가 지난 4일 진행한 해운대을 당협위원장 인선을 위한 면접에 김 교수와 김 수석부위원장 등이 응했다. 해운대을은 전국적인 관심을 받는 지역이다. 이곳은 전통적인 ‘한국당 텃밭’으로 통했지만, 지난해 6·13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윤준호 의원에게 내줬다. 이 때문에 한국당은 내년 국회의원 총선에서 빼앗긴 의석을 되찾으려고 설욕을 단단히 벼르고 있다.

우선 김 교수와 김 수석부위원장 모두 ‘흙수저’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김 교수는 어린 시절 부산항 부둣가에서 구두닦이 생활을 하면서 야간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학업을 병행해 일본 오타니대학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7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인수위원,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 여의도연구원장 등을 맡았다. 그는 지난해 보궐선거 낙선 이후 해운대을의 정책 개발과 조직 강화를 위한 ‘김대식 해운대 아카데미’를 열고 지역 민심을 다지고 있다. 김 교수는 8일 국제신문 취재진과 통화에서 “조강특위에서 정무적인 판단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잘 판단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인선 결과에 대해 당이 결정한 대로 따르겠다”고 말했다.

김 수석부위원장은 어려운 집안 형편으로 10대 때 공장 노동자로 생활 전선에 뛰어들었다. 이후 뒤늦게 동아대에 들어간 뒤 사법시험에 합격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여성 변호사로 구성된 여성 전문 로펌인 법무법인 한올을 설립했다. 한올 대표변호사인 김 수석부위원장은 변호사 생활 대부분을 입양아와 미혼모 등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데 앞장서 왔다. 그녀는 자녀 2명을 입양해 혼자 키우고 있는 싱글맘이다. 김 수석부위원장은 “한국당이 혁신과 책임을 구호로 내걸었는데 내 삶을 통해 증명할 수 있다”며 “유권자 역시 제가 살아온 삶을 보면 진정성을 느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선거구별로 구성된 당원협의회의 책임자인 당협위원장은 총선 공천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 중요한 자리다. 당협위원장은 기초·광역선거 후보자 추천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또 총선 공천 심사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다. 하지만 다음 달 전당대회를 통해 새 지도부가 들어서면 상황이 바뀔지도 모른다는 게 변수다. 김미희 기자 mah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