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與, 친문·친노 지지층 결집 기대
- 조국·노건호 꾸준히 출마설

- 경남도지사 출신 김태호·홍준표
- 野 세력 재건 세 규합 나설 듯

부산 울산 경남(PK)은 진보와 보수 양쪽 모두에게 전략적 요충지다. 더불어민주당의 전국 정당화 강화와 재집권을 위한 가늠자가 부울경이다. 자유한국당의 ‘우리가 남이가’로 대표되는 영남 보수, 전통 지지층의 회복 역시 부울경의 재건에 달렸다. 이 때문에 여야 모두 내년 4월 총선의 승리를 위해 올 한 해 부울경 진지 구축에 공을 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 입장에서 최상의 시나리오는 지난해 6·13지방선거를 강타했던 ‘문재인 바람’이 부울경에서 다시 부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 하락세를 고려하면 회복 가능성은 작다. 따라서 민주당의 전략은 30% 중·후반대로 추산되는 부울경 친노(친노무현) 친문(친문재인) 지지층을 결집해낼 구심점을 찾는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야권 분열 구도가 이어진다면 전통적 지지층의 결집으로도 승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거론되는 인사가 청와대 조국 민정수석이다. 청와대 특별감찰반 폭로 파문으로 집중적인 야권의 사퇴 공세를 받고 있지만, 대중적 인지도나 참신한 이미지 등에서 PK 지역 여권 인사 중에서 최고로 꼽힌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지난해 6월 지방선거 국면에서 몇 차례 부산시장 선거 차출설에 조 수석의 이름이 오르내렸다. 그때마다 조 수석은 출마를 강하게 부정했지만, 지역 여권에서는 문 대통령의 사례를 들어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라는 관측이 나온다. 참여정부 당시 열린우리당의 총선 출마 권유를 한사코 거부했던 문 대통령도 결국 19대 총선 부산 사상에 출마해 정치권에 발을 디뎠고, 대선까지 직행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들인 노건호 씨의 출마론도 꾸준히 나온다. 지난해 6월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김해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당시 노 씨의 출마 가능성에 이목이 쏠리기도 했다. 노 씨가 나서게 되면 노 전 대통령의 직계 혈족이 출마한다는 점에서 부울경 친노·친문 지지층의 결집 강도는 차원이 다를 수 있다. 하지만 민주당에서는 노 씨의 등장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크다. 보수 진영 결집 역시 촉발하는 단초가 될 수 있고, 여권 전체가 ‘반노(반노무현) 프레임’에 휩싸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당에서는 경남도지사 출신인 김태호 전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부울경 구심점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이미 ‘태함민국’(김태호와 함께하는 대한민국) 등 김 전 최고위원을 지지하는 외곽 조직이 지역별 활동을 시작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김 전 최고위원은 정치권 인사와는 거리를 두는 대신 각계각층의 보수 인사와의 접촉면을 넓히고 있다는 후문이다. 김 전 최고위원은 지난해 말 국제신문 취재진과 만나 “내 역할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다”고 큰 뜻을 숨기지 않았다. 홍준표 전 대표가 재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홍 전 대표는 지난달 26일 보수 우파의 싱크탱크를 표방하는 ‘프리덤 코리아’의 발족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막말 이미지’가 강해 범보수·중도층에서의 거부감이 큰 것이 약점이다. 외연 확장에 대한 한계가 뚜렷해 민주당이 가장 바라는 시나리오 중 하나다. 박태우 김해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