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계속되는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 김태우 수사관의 폭로(이하 특감반 폭로) 파문이 부산 더불어민주당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21대 총선에서 부산 승리를 노리는 민주당의 유력한 후보군인 청와대 조국 민정수석과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 장관이 특감반 폭로 파문으로 곤혹스러운 상황에 빠졌기 때문이다.

조 수석과 유 장관은 차기 총선 때 민주당의 부산 승리를 위한 필승 카드로 꼽힌다. 조 수석은 거듭된 부인에도 꾸준히 총선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내년 상반기 퇴임할 것으로 관측되는 유 장관은 총선 출마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장관은 민주당 부산 해운대갑 지역위원장도 겸임하고 있다.

하지만 김 수사관의 폭로 파문으로 두 사람의 거취가 불투명해졌다. 조 수석은 민정수석 산하 특감반 출신 수사관의 폭로 파문이 연일 정국을 뒤흔들면서 야권의 집중적인 사퇴 공세를 받고 있다. 유 장관 역시 난감한 상황이다. 김 수사관이 유 장관을 통해 과기부에 ‘셀프 인사 청탁’을 시도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과기부는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한 바 있다.

특감반 폭로 파문이 확산되면 부산 민주당의 총선 전략 자체가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조 수석의 부산 출마 가능성은 더욱 낮아질 수밖에 없다. 유 장관도 다시 총선 출마를 재고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이러면 중량감 있는 후보를 내세워 부산지역 선거 구도를 유리하게 이끌려는 민주당으로서도 전략을 수정해야 할지도 모른다.

부산시 유재수 경제부시장이 지난해 금융위원회 재직 시절 청와대 특감반으로부터 감찰을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도 민주당으로서는 악재다. 지역 경제 침체로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에 대한 민심이 심상치 않은 상황에서 특감반 폭로 파문이 부산시로 번지면 민심 이반이 가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산지역 민주당 현역 의원은 ‘중앙 이슈’와는 거리를 두는 모습이 역력하다. 해양수산부 장관을 맡고 있는 김영춘(부산진갑) 의원을 제외한 부산 의원 5명은 최근 지역 행보에만 몰두하고 있다. 전재수 부산시당, 민홍철 경남도당위원장 등 지역 의원은 지난 18일 당 지도부의 부산 강서구 조선기자재 업체 및 자동차 부품업체 방문 때도 대거 동행했다. 6월 지방선거 때 ‘남북교류 순풍’으로 압승했지만 21대 총선 때는 ‘문재인 바람’을 기대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한 부산 의원은 “현 상황으로 보면 다음 총선에서 ‘부산 과반’은 건방진 소리다. 6석 플러스알파가 현실적인 목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