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K 한국당 “대안정당 기대로 상승”
- 비상걸린 與부산시당 대책회의 예정

- 문 대통령 지지율 50%대 붕괴
- 경제지표 악화·‘이재명 사건’ 여파
- PK선 부정 57%… 지지율 하락 결정타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40%대로 떨어졌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경제 실정론’이 확산되면서 우군이었던 자영업자, 가정주부, 50대, 중도층, PK(부산 울산 경남)가 돌아선 것이 결정타로 분석됐다. 국정 동력을 회복하기 위해 당·정·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부산 울산 경남 여론 요동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 26∼28일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1508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5%포인트, 이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고)한 결과, 문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전주보다 3.2%포인트 내린 48.8%로 집계됐다. 리얼미터 조사 기준으로 문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40%대를 기록한 것은 취임 후 이번이 처음이다. 지지도는 9주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 50% 붕괴는 PK 민심의 이반이 결정타였다. 부울경에서 문 대통령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37.6%였지만, 부정 평가는 57.1%로 20%포인트 가까이 부정적 여론이 높았다. 부울경 더불어민주당 지지율도 27.7%로 주저앉았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36.6%로 급등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 이후 PK 한국당 지지율이 민주당을 앞지른 것은 지난 7월 16~18일 조사에 이어 두 번째지만, 오차 범위를 넘어 추월하기는 처음이다.

소득주도 성장 기조가 부울경 자영업자에게 미치는 악영향이 상대적으로 큰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2016년 통계청의 현황을 보면 부산 경남의 자영업자 비율은 25.5%로, 다른 지역과 비교해 배 이상 높았다. 문재인 정부가 조선업 침체 등 지역 경제 침체 해법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부울경 지방 권력을 장악한 민주당이 전임 보수정당에 비교우위를 보여주지 못한 것도 요인으로 꼽힌다.

견고하던 문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율이 흔들리면서 부울경 여야 의원들의 희비도 엇갈렸다. 한국당 유기준(부산 서·동)의원은 “해운산업 등 경제 위기가 심각해지면서 한국당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대통령 지지도는 더욱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같은 당 장제원(부산 사상) 의원은 “새로운 지도자에 대한 기대가 대안 정당으로서 한국당 지지도 상승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전재수(부산 북강서갑) 의원은 “민주당이 부산 시정을 집권한 지 5개월밖에 안 됐다. 고등학교 무상급식 등 눈에 띄는 성과를 보이면 지지도는 금방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부산시당은 조만간 부산 지지율 하락에 대한 대책 회의를 열 예정이다.

■자영업자·가정주부·중도층·50대 ‘반문’

급변한 민심에서 주목할 대목은 중도층(긍정 46.5%, 부정 50.0%)에서 처음으로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섰다는 점이다. 문 대통령 취임 이후 지속해서 우호적 태도를 보였던 50대 장년층(37.9%·57.4%)도 부정 평가가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업별로는 특히 자영업자(긍정 36.7%, 부정 60.6%)와 가정주부(긍정 40.3%, 부정 54.2%)의 민심 이반이 컸다.

대내외 악재가 동시에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그동안 국정의 최대 동력이었던 한반도 비핵화 국면은 교착 상태다. 반면 연일 최악을 경신하는 고용, 투자 등 경기지표가 부각되면서 경제 실정론이 퍼진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소득주도성장으로 자영업자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는 것이 여론으로 입증됐다는 점은 당·정·청으로서는 뼈아픈 부분이다.

이재명 경기지사 사건을 둘러싼 지지층 간 내분 등으로 ‘집토끼’의 결속력이 떨어진 것도 문 대통령 지지율 하락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박태우 김해정 기자 ya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