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거돈 시정에 의욕적 견제구
- 민주당 짬짜미식 감사 우려 불식
- 업무파악 못한 기관장 호된 질타

- 이슈 발굴·팀플레이 확대 과제
- 박인영 의장 “출자기관도 감시”

부산시의회의 부산시와 시교육청을 대상으로 한 2018년도 행정사무감사(행감)가 26일 상임위원회별로 성과를 정리하는 것으로 모두 마무리된다.

제8대 시의회 전체 의원 47명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1명으로 압도적으로 많아 짬짜미식 감사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지만, 행감 기간 내내 시 집행부와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하며 ‘오거돈 시정’에 대해 견제구를 날려 데뷔전에서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5일 행감을 지켜본 의회 안팎의 의견을 종합하면 초선 의원이 대다수인 ‘젊은’ 의회답게 의욕적으로 행감에 임했지만, 전문성 부재로 대형 이슈 선점은 미흡했다.

피감기관 한 관계자는 “제7대 시의회와 비교했을 때 의원 대부분이 시정 현황 파악을 위해 공부한 티가 났다”면서도 “과거 시의회가 보여준 수영만 요트경기장 재개발사업 논란 등 굵직한 현안에 대한 이슈 파이팅은 보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특정 사안에 집중하지 않고 나열식으로 질의하고, 동료 의원 간 역할을 분담하는 팀플레이도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자신의 지역구에 집중된 민원성 질문과 고압적인 태도의 호통성 질의는 거의 사라졌다는 평가다.

부실한 자료를 제출하거나 불성실한 태도를 보인 부산발전연구원, 부산환경공단, 부산테크노파크 등 시 산하 공공기관은 잇달아 감사 중단이 선언됐다. 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의 부산발전연구원 행감에서 이정호 부발연 원장은 예산, 업무 등 기본적인 질문에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못해 시의원들의 호된 질타에 진땀을 뺐다.

시의회 박인영 의장은 “이전 시의회와 달리 이번 행감에서 공직사회의 내부 전열을 가다듬고 긴장감을 준 것은 분명하다”며 “내년에는 시 산하 출자·출연기관 등의 강도 높은 혁신 안을 만들고 지방보조금도 제대로 감시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시민행복시대로 나아갈 수 있도록 시민 눈높이에서 생활적폐 청산에도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이번 행감은 민선 6기 서병수 시정을 비판했기 때문에 고강도 감사가 이뤄졌을 것”이라며 “오거돈 시정에 대한 견제를 제대로 판단하려면 내년 행감을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또 노기섭 의원이 엘시티 비리와 관련해 시행사로부터 선물을 받은 현직 공무원 4명의 행감 출석을 추진했지만 무산된 데 대해 기획행정위원회 동료 의원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성급하게 결정해 의회 체면을 스스로 구겼다는 뒷말이 나온다.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 양미숙 사무처장은 “의원들의 열정과 의욕이 돋보였다. 문제에 대해 꼼꼼하게 따져보는 자세도 좋았다”면서도 “행감 모니터링 결과 일부 의원은 본인이 무슨 질문을 했는지 모를 정도로 개인 자질이 떨어졌다. 정당이나 시의회 차원에서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미희 기자 mah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