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체인식보안기기로 지정되지도 못한 기준 미달의 지문인식카드를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인 ‘나라장터’와 17개 공공기관의 전자입찰시스템에 사용하도록 특혜를 제공한 조달청 공무원들에게 중징계인 정직과 경징계 이상의 처분이 내려졌다.

13일 감사원이 발표한 ‘공직비리 기동점검’ 결과에 따르면 조달청은 2015년 ‘스마트폰 지문인식 기반 모바일 전자입찰시스템’ 사업을 추진하면서 A사의 지문인식카드를 활용한 프로그램을 구축하고 이 회사의 지문인식카드를 신원확인 수단으로 등록했다. 그러나 A사의 지문인식카드는 당시에는 물론이고 감사를 진행한 올해 5월 23일까지도 생체인식보안기기로 지정되지 못한 제품이다.

조달청은 2016년 2월 지문인식카드를 생체인식보안기기로 사용하려면 ‘위조지문 방어력 평가’를 통과해야 는 내용의 보고서를 작성하고도 그 해 5~12월 진행된 모바일 전자입찰시스템 시범 서비스에 A사의 지문인식카드를 발급했다. 이 시범서비스에는 30개 업체가 참여해 A사의 지문인식카드를 발급받았다.

조달청은 2017년 3월에는 생체인식보안기기로 지정된 제품을 지문인증기기로 사용하는 방위사업청, 한국가스공사 등 17개 공공기관에 대해 “A사 제품이 4월 7일부터 지문인증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므로 자체조달시스템에도 A사의 지문인식카드를 이용해 참여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요청하기까지 했다. 조달청은 그 해 4월 7일 A사의 지문인식카드를 모바일에서 나라장터에 접속하기 위한 생체인식보안기기로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조달청은 A사 제품이 위조지문 방어력 평가를 통과하지 못해 나라장터 보안기기 지정 규정 기준에 못 미치자, 애초 계획했던 스마트폰 지문인식 기반 모바일 전자입찰서비스를 2017년 8월 중단했다. 이후, 지문인식카드 신규발급을 중단하 채 기존 지문인식카드(A사 제품)를 이용한 전자입찰서비스를 계속하도록 했다.

감사원은 “그 결과 생체보안기기 지정 기준조차 충족하지 못해 나라장터에서 사용할 수 없는 지문인식카드가 나라장터와 17개 공공기관의 전자입찰시스템의 입찰자 신원확인을 위한 생체인식보안기기로 사용됨으로써 2017년 4월 7일 현재 40개 업체에서 A의 지문인식카드를 생체인식 보안기기로 사용하고 있는 등 A사에 특혜를 제공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A사는 주식회사 B은행에서 신용카드 기능을 추가해 판매하기 위한 공급계약(13억 7500만 원)을 2016년 5월에 체결했다.

감사원은 A사 제품을 보안기기로 사용하도록 부당하게 허용한 공무원 C, D, E, F씨에게 징계처분(C씨는 정직, D,E,F씨는 경징계 이상)하고 A사의 지문인식카드를 나라장터에서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을 조달청장에게 통보했다.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