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엘시티 수수 불거지며 자진사퇴
- 인사 청문회 원칙 크게 흠집 나
- 야 “부산관광공사 사장도 불가”
- 추가 사퇴자 나오면 파장 커질듯
- 오시장 내달 3일 이후 임명 결정

부산교통공사 사장 후보자인 정경진 전 부산시 부시장과 부산지방공단 스포원 이사장에 지원했던 김종철 전 시 상수도본부장이 30일 자진해서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오거돈 시장의 인선 책임론이 증폭될 전망이다. 도덕성이나 전문성에서 논란이 있는 이를 공공기관장 후보로 추천했다는 이유에서다.

부산시의회와 부산시가 협의해 이번에 처음 시행된 6개 공사·공단 기관장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시작 전부터 후보자들의 도덕성과 전문성으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정 전 부시장과 김 전 본부장은 인사검증 직전에 터진 ‘엘시티 선물 수수’ 사태로 시의회 인사검증 특별위원회의 집중 검증 대상이 됐다. 시의회는 정 전 부시장과 김 전 본부장에 대해 시에 인사지명 철회를 요구하는 등 강력히 반발했고 인사검증 과정을 거치면서 도덕성 논란을 더욱 증폭시켰다.

여기에 자유한국당 시의원들은 오 시장이 이들 후보자의 도덕적 흠결을 미리 알고서도 인선을 강행했다며 피켓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한국당 시의원들은 “지난 15일과 16일 국무조정실의 (엘시티 선물 수수 관련) 조사가 진행됐고 바로 다음 날인 17일 오 시장이 직접 기자회견을 열고 6명의 후보자를 소개했다. 비리 내용을 사전에 알면서도 인선을 강행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부 후보자의 전문성도 도마 위에 올랐다. 부산관광공사 사장 공모에 응한 정희준 동아대 생활체육학과 교수는 관광 분야 경험이 전무해 부산관광공사 노조가 반발한 데 이어 시의회 인사검증 과정에서도 논란이 일었다. 특히 정 교수는 6·13 지방선거 때 오 시장 캠프 출신 인사여서 ‘코드 인사’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논란에 휩싸인 정 전 부시장과 김 전 본부장이 자진 사퇴 의사를 밝히며 사태는 일단락됐지만 불씨는 남아 있다. 한국당 시의원들은 이날 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 시장이 지명한 공사·공단 기관장 6명 가운데 비리에 연루되고 자질이 부족한 4명에 대해 지명철회를 요구했다. 부산관광공사 사장에 응모한 정 교수를 정면으로 겨냥한 것이다.

이날 취임 이후 첫 해외 순방으로 싱가포르와 베트남 방문 길에 오른 오 시장은 귀국하는 다음 달 3일 이후 공공기관장의 임명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