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복무를 대신해 승선근무예비역으로 민간 해운 또는 수산업체에 근무하는 청년들의 사망률이 현역 병사 사망률의 10배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정의당 김종대 국회의원이 병무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승선근무예비역의 사망률은 806명 중 1명으로, 현역 병사 사망률 6000명 중 1명 수준에 비해 10배 이상 높았다. 복무 중 공상을 당한 병사 역시 승선근무예비역은 68명 중 1명, 현역 병사는 535명 중 1명으로 승선근무예비역과 큰 차이를 보였다.

이 같은 위험도에 따라 중도 퇴직하는 편입취소자 수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14년 22명이었던 승선근무예비역의 편입취소자수는 지난해 42명에 달했다.

2007년에 도입된 승선근무예비역제도는 항해사 또는 기관사 면허를 소지한 청년이 해운 및 수산업체에서 36개월 간 근무하면 병역의무를 이행한 것으로 인정하는 제도이다. 그러나 승선근무예비역들의 근무여건 악화와 인권침해 등의 사건이 이어지면서 제도개선의 목소리가 높다.

지난 3월에는 승선근무예비역으로 근무하던 A씨가 상급자의 괴롭힘을 호소하는 유서를 남기고 배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승선근무예비역으로 근무한지 5개월만이었다. A씨는 숨지기 전 회사 측에 상급자로 인한 어려움을 알렸지만,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사고발생 두 달이 지나서야 병무청은 ▷연 2회 카카오톡 메시지와 휴대전화 문자 등 모바일 인권침해 여부 전수조사 ▷인권침해 발생 시 해양항만관청이나 선원근로감독관에게 조사를 의뢰 ▷선상 긴급구제가 필요할 경우 해양수산부와 해운업체등과 공조해 구제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등의 대책을 내놓았다.

김종대 의원은 “국가의 관리·감독 체계가 부재한 결과 승선근무예비역들의 근무여건이 악화되어 그 자체가 인권사각지대로 전락하고 말았다”며 “해당 업체에 대한 제재는 물론이고 이번 일을 계기로 승선근무예비역 존치여부를 포함해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민용 기자 mylee@kookje.co.kr